이런 날이 있지. 물 흐르듯 살다가 행복이 살에 닿은 듯이 선명한 밤.
걷고 싶다. 조용필.
어쩌다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게 되었다. 평일 쌀쌀해지가 시작한 비오는 저녁. 원래는 창경궁에 잠깐 다녀올까 하다가 수업을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대신 동네 골목을 좀 걷다가 돌아왔다. 걷고 싶다가 들어있는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하루키는 아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내 팔을 깔고 앉아 일어나질 않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엎드려서, 얼굴로 털을 계속 부벼주었다. 아마 그 감촉이 하루키에겐 다른 고양이가 그루밍 해주는 것과 비슷한가보다. 나른한 몸짓에 그르릉거렸다.
걷고 싶다 - 조용필
사랑은 유리같은 것 - 원준희
사랑은 언제나 그자리에 - 해바라기
마지막 블루스 - 신촌블루스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 민해경
인연 - 양수경
사랑은 창밖의 빗물같아요 - 양수경
그댄 바람에 안개로 날리고 - 신촌블루스
빗물 - 송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