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고,
목차를 만들어보다가, 만들어보다가 너무 많은 것들에 막막해진다.
그래서 간단한 글을 써보기로 한다. 살면서 익히게 된 몇 가지 기술들을 생각해본다. 이런 것들은 그 도구나 재료, 행위에 어포던스나 설명은 없고, 구전으로 듣게 되고 또 다른 경우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으며 쌓여가는 형태의 것들이다. 생각해보면 개개인들 모두 다양한 지혜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1. 무언가 나사로 조립을 하는 것들이 있을 때, 가령 이케아 가구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조립하는 데에도 기술이 있으면 더 좋다. 이렇게 하는 것이다. 나사를 8개 끼워야 한다면, 두 단계로 나눠서 끼운다. 첫 번째 단계는, 나사 8개를 끼우는데 끝까지 돌리지 않고 약간 여유가 있을 정도까지만 끼우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그렇게 끼워둔 나사들을 끝까지 돌려 고정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체적인 구조나 위치가 잘 잡히고 실수하는 일이 줄어든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비슷하다. 이런 습관들 때문인지, 나는 일도 이런 식으로 하게 된다. 일단 휙 한 바퀴를 돌아보고 다시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2. 전선 두 가닥을 연결할 때에도 기술이 있으면 더 좋다. 보통 전선을 연결할 때(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선을 연결해볼 일이 없겠지만) 두 전선의 끝을 잡고 세로로 꼬는 형태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면, 힘을 주어 전선을 잡아당기면 쉽게 풀어진다. 이러면 안 된다. 대신, 두 전선의 끝을 한번 묶듯이 가로로 꼬은 다음 세로로 꼬아서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면 힘을 주어 잡아당겨도 거의 풀어지지 않는다. 아주 간단한 과정이 추가된 것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된다.
3. 전선을 나사에 연결할 때에도 기술이 있다. 여기서 나사란 전류가 흐르게 될, 전선의 마지막 지점을 말한다. 일반적인 나사는 시계방향으로 돌려 조인다. 이때, 전선도 시계방향으로 나사를 감싼 후 나사를 조인다. 그러면 전선은 나사와 더 빡빡하게 맞물리게 된다. 반대로 한다면, 나사를 조이는 중에 전선이 삐져나오거나 헐겁게 된다.
4. 몸을 써야 하는 일에는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당구를 칠 때도, 골프채를 휘두를 때도, 축구공을 찰 때도, 악기를 다룰 때에도, 톱질을 할 때도, 삽질을 할 때도, 춤을 출 때도,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정확히, 더 세게, 더 자연스럽게, 더 박자에 맞게 움직여진다. 물론, 당구를 칠 때 가장 많이 느꼈다.
5. 손을 움직이지 않고 몸을 움직인다. 이것도 여러 경우에 해당되는데, 그림을 그릴 때, 특히 직선이나 원을 그려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칼질을 할 때, 톱질을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당구채를 움직일 때나 퍼팅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수영도 그렇다는데 그건 잘 익혀지지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