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황 Jul 12. 2022

인생은 모르는거야, 마스크처럼

단어한주제, 마스크

바야흐로 코로나 전성시대, 길거리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없다. 3년 전만 해도 마스크는 미세먼지가 아주 심각한 날에, 그것도 선택적으로 착용하는 마스카라 같은 존재였다. 하면 좋고, 필요치 않은 날에는 스킵할 수도 있는 그정도.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미세먼지가 심각했기에 일찍이 발전한 한국의 마스크들은 이제 세계무대에서 판매되고, 출근길 현관문 앞에 새 마스크 봉지를 뜯는 삶이 일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이 눈에 띄었다면, 이제는 마스크가 없어 입이 보이는 사람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코로나는 그렇게 마스크를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하게 했다.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마스크 없이는 외출을 못 하는 줄로 아는 것 같다. 우리집 애만 해도 그렇다. 현관문 앞에서 빨리 마스크를 달라 닦달한다. 빨리 나가고 싶다는 뜻이다. 마스크가 없는 외출은 경험한 적 없기에 마스크 없는 세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슬픈 대목인데, 한 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하다. 과연 이 유아용 마스크를 쓰는 존재들은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때 마스크를 쓰고 있을까, 벗고 있을까?


어른들은 마스크가 없는 세상이 그립다. 과거를 알기 때문에 현재의 사태를 여전히 불편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동화와 만화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했으니 눈 뜨자마자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존재들도 마스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부디 우리의 입을  마스크가 당연한 것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세먼지의 필터로만 역할하던 마스크들은 이제  이상 생활의 편리함을 더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외부의 위험요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장비에 가깝다. 길바닥의 유리조각으로부터 발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듯, 공기 중의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그렇게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는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이 되도록, 보호장비가 되도록 신분을 격상시켰다. 비록 우리나라를 포함한 몇몇 국가에만 해당되는 내용이겠지만.


팬더믹 시대가 불러온 마스크의 신분상승을 예상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 자신의 미래도 예측 불가능하다. 혹시 모르지. 얼토당토않은 사회적 이슈로 벼락부자가 될지, 유명인이 될지, 사회적 권위를 거머쥐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스크가 생활의 편리함을 더하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발전해왔듯이, 나 또한 일상이 쌓여 기회를 맞이했을 때 점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별안간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베이지색 마스크를 오늘도 하나 개봉하며, 출근길에 올라본다.



https://brunch.co.kr/magazine/subject

주변의 단어 하나를 주제로 사색을 해보고, 글로 남깁니다. 타인의 시선이 궁금하신 분은 한번씩 관심가져주세요. 함께 생각을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