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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Feb 28. 2017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읽고 한마디...

16번째로 읽게 되는 책 입니다.

 

 '심리실험'에 관한 책을 보면, 상황(실험의 조작적 정의)에 따라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상황에서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결과가 사는곳, 연령, 지식정도 등의 통제변수에 따라 차별적인 결과가 만들어 질 수도 있겠다는 전제는 있지만, 사실 읽는 동안에는 자신도 모르게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피실험자와 독자의 동일시에서 만들어지는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것이 이 부류의 책을 읽는 맛이기도 합니다. 즉, 인간의 심리가 실험자의 조작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그것이 실험자의 의도한 방향으로 혹은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보는 재미도 있으며, 또한 만일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 지를 결과와 비교하면서, 문화의 차이 혹은 일반적인 똑같음 등을 만끽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로렌 슬레이터의 책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기존의 심리실험관련 책과는 약간 일반화에 빠져들기는 쉽지 않았던 책이 아닌가 싶었고, 이는 책에 대한 강한 집중도를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저자의 글쓰는 방식에서도 기인된 것이라 싶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실험결과에 대한 나열이 아니라 그에 대한 깊은 관심과 그로 인한 관심의 전이를 통해서 판단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심의 전이라는 것은 독자가 어느정도는 실험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를 기반으로 윤리적, 사회적, 혹은 법적 판단 값을 만들어 내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실험 목차를 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약간의 이해도가 생길 듯 합니다. 물론 직접 읽음에는 견줄수는 없지만...

실험을 보면 이렇습니다.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

5. 마음 잠재우는 법

6.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에 들어가기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9. 기억력 주식회사

10. 드릴로 뇌를 뚫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읽으면서 드는 또 한가지 생각은 바로, 전문지식 책임에도 불구하고 소설같은 스토리텔링이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실험의 결과가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실험을 설계한 이와의 감정이입, 혹은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의 독자에게 어필 등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실험과 실험결과는 물론이고 그 밖의 실험의 타당성에 '옳고 그름'의 판단을 유도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쳇말로 '일타쌍피'의 역할을 수행하게 합니다. 즉 저자의 지식을 최선의 방법(스토리텔링의 기법)을 통하여10 가지 실험에 대해 독자에게 이해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실험자의 의도를 다시금 생각토록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실험자들에 대한 설왕설래를 보면서 그들의 자긍심 혹은 허영심이라기 보다는 환자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일테면 아들에게 종종 하곤하는 말 중에 '선생이나 의사는 돈을 벌기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듯이 그들의 실험 역시도 돈이 매개되는 것이 아닌 투철한 사명감이라 판단되어집니다. 이는 앞으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중에 하나인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과도 그 맥을 같은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은, 우리의 후배 혹은 아이들이 그 공부, 연구 등을 바닥이 아닌 무릎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인적, 지적, 혹은 제반 기술적 등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게에 더욱더 실험자들의 사회적 책임하에 이루어진 대단한 실험에 고개를 숙이게 하게 합니다. 물론 판단의 기준이 모두가 똑같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공리주의적 사고, 혹은 동물학대 등의 비판이 줄을 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키의 실험 중에 나온 내용입니다.

'간헐적 보상이 일정한 간격으로 주어질 때와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주어질 때가 어떻게 다른지를 실험한 결과, 보상이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질 때 행동 소멸되기가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만일 이것이 조직행동에도 가감없이 동일한 결과를 수반한다면, 지금까지 행하고 있는 목표와 목표기반의 인센티브라는 조건값에 많은 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할 수 있을듯 합니다. 확대해석해서 보자면 지속적 정서적 몰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보상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변화에 따른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밀그램의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에서 논의가 되는 내용을 보면,

'사회 심리학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보다는 우리가 언제, 어느 장소에 있었는가를 더 중요시했다. 또한 밀그램은 아무리 정상적인 사람도 죽여야 할 상황에 놓기게 되면 그가 어떻게 살인자가 될 수 있는지 자신이 증명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여러가지 장면들이 교차가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영화 '쏘우'의 한 장면입니다. 악한의 배에 있는 열쇠를 꺼내려는 모습, 두번째는 관동군 장교 박정희의 모습, 세번째는 이토를 증징한 안중근의 모습... 처음 두 장면은 밀그램의 실험을 이해할수도 있었지만, 안중근의사를 생각하니 꼭 그렇지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다가옵니다. 칸트의 생각이 옳은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관련 이런 내용은 어떤가요?

'인간은 대열을 무너뜨리느니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존재라는 것, 생존보다 사회적 예절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너무나 상반된다'

'사회적 신호, 방관자 효과, 다수의 무시. 과학적으로 포장된 이 표현들은 그것이 내포한 어리석음을 몰래 감춘다'

그렇다고 인정을 한다면, 이젠 명쾌한 대안이 통할 수 있는 그런 방편의 일반화가 절실할 듯 보여집니다. 나는 나일때 그렇지 않지만, 대중속의 나는 나로써의 행동이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니...

 

'사랑이 입맛이 아닌 스킨십으로부터 자란다' 할로의 연구에서 부조리함도 없어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이 문장은 옳다고 믿고싶고, 사실 옳았으면 하기도 합니다.

 

'페스팅거는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믿었다' 사실에 이에는 더 이상의 군더더기가 필요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약물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는 대단히 중요하고, 이에대한 인지와 조치가 빠르면 빠를 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깨진유리창의 법칙에서도 종종 언급하고 있는 것 처럼, 우리가 '쾌적한 공간에서의 생활만으로도 중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이 실험의 효용가치를 넓히고 싶을뿐입니다.

 

그 밖에도 너무나 많은 알리고 싶은 내용이 많은 책입니다. 또한 이 책은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나의 의지, 사명감을 기반으로한 강한 의지가 있다면 나를 둘러싼 불협화음 정도는 넘어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시간입니다.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 이들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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