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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Mar 09. 2017

잔상

- 잔상 -

귓가에 스치는 소리들

이해하려고도 할 수도 없는 단어들

어쩌면 읽었을 수도 있는 문장들

스님의 구수한 반야심경이 가슴에 한으로 다가온 걸까?


물 휴지를 눈가로 연신 훔치는 아주머니

고만고만한 나이의 아이들과 늑스구레한 남자의 부재

의자에 쓰여진 이름은 먼저간 남편이 아닐까

스님의 구수한 금강경이 아주머니의 한으로 다가온 걸까?


자리를 다소곳 머물지 못하는 아이와 머물게 하려는 여인

아이와 여인은 부재의 슬픔을 아는 건지

스님 독경에 마음이 갈지, 아이의 눈망울에 눈이 갈지

아들이 함께했음 이 사뭇침이 덜 했을까?


최성찬 허병숙연가

스님의 목소리에 연신 허리 숙인 절

망자에게는 오른손이 위로

머리 숙여 빌어지는 죄

비눗물에 닦여지는 깨끗함이 올까?  


남은 잔상들, 잊혀질 잔상들

손에 쥔 떡과 과일들

이른 점심에 하나가 되어진 정체성

놓여진 신을 보며 다시 인간으로

잊혀진 한으로 일상으로  


아주머니의 눈매가

아이의 눈망울이

욕심이네

욕심이야

아들의 눈매가 두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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