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 2-4] 스페인 계단 (Piazza di Spagna)
미술관에서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지 못했기에 스페인 계단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볍지만은 않다. 아침까지 맑던 하늘에 검은 구름마저 자리 잡고 있어서 휴식의 필요함을 느낀다. 스페인 계단까지는 도보로 약 25분 정도 소요되며 스페인 계단 바로 위에 위치한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Chiesa della Trinità dei Monti)으로 갔다.
스페인 계단은 로마의 필수 관광 코스 중 한 곳이다. 스페인 계단을 중심으로 위에는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과 오벨리스크가 있다.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스페인 계단과 스페인 광장 그리고 로마 시내의 광경은 놓치면 안 된다. 스페인 계단의 본명은 원래 트리니타 데이 몬티 계단 (Scalinata di Trinità dei Monti)인데 이 곳에 스페인 대사관이 있어서 쉽게 스페인 계단으로 불리게 되었다.
스페인 계단은 135계단에 넓게 펼쳐져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로마의 휴일⟫(1954)이 스페인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는 장면은 로마에서 관광객이 반드시 해야 하는 리스트 중 하나로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지금 스페인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아쉽게도 공사 중이어서 사람들이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스페인 계단 앞에는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과 '바르카치아의 분수(Fontana dellaBarcaccia : 노로 젓는 큰 배)'가 있다. 이 분수는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보았던 조반니 로렌초 베르니니의 아버지인 피에트로 베르니니(Pietro Bernini, 1562~1629)가 디자인을 했으며, 조반니 로렌초 베르니니가 이 분수를 함께 만들었다.
광장에 서면 여러 갈래의 방향으로 나뉘어 있어서 정신없다. 스페인 계단을 등지고 정면에 보이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이 바로 로마 최대의 쇼핑 거리인 콘도티 거리(Via dei Condotti)다. 콘도티 거리에는 이탈리아의 주요 명품점들이 위치하고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리고 물건을 사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을 구분 못하는 명품점 입구를 지키는 경비원이 아시안은 언제나 친절하게 해주는 듯하다.
나는 스페인 광장에서 이 거리로 들어와한 블록 정도에 위치한 안티코 카페 그레코에 들리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