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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성준 Sep 30. 2016

한국도 홍콩처럼 육아도우미 인력 수입이 필요하다

인구 저출산 고령화 대책으로 정부 보조금보다 인력 수입이 더 좋은 정책

한국 아이 엄마들의 제일 큰 문제는 애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애를 봐줄 입주 도우미를 쓰려면 150-200만 원에 구하기도 힘들다. 한국에서는 자신의 월급을 고스란히 육아 도우미 쓰면서 직장 나가는 엄마들도 많다. 당장은 적자이지만 지금 엄마들이 회사 그만 두면 애 크고 나서는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애 한두 명 낳고 워낙 애를 귀하게 키우려다 보니 빚져가며 육아 도우미 쓰는 사람도 많고 유치원 추첨 떨어져서 빚져가며 사립 유치원이나 사립 영어 유치원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육아 정책은 크게 보면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는 정책과 외국에서 필요한 인력을 수입하는 방안이 있다. 아래 사진은 홍콩에 가사도우미로 일하러 온 동남아 여성들이 주말이면 도심 길거리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들은 월급 50-60만 원 정도 받고 입주 가사도우미로 일하다 주말에 이렇게 나와서 친구도 만나고 도시락 싸와서 돗자리 펴서 같이 먹고 수다를 떨며 서로 정보도 교환한다. 

동남아 출신 육아 도우미들이 홍콩 IFC 몰 야외에서 쉬는 모습

홍콩은 1970년대부터 이런 육아 도우미 부족으로 해외에서 인력 수입을 하여 2015년 기준 총 34만 명에 달해 홍콩 700만 인구의 5%를 차지한다. 대부분 필리핀 (17만 명), 인도네시아 (15만 명) 출신으로 공급도 계속 늘어나 7년 사이에 9만 명이 늘어났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3D업종에 연수생에 국한되어 있지만 홍콩 싱가포르처럼 외국에서 가사도우미를 받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동남아 출신 육아도우미들이 본국에 돈을 부치려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아래의 조선일보 기사에서 보듯이 저출산 고령화 특위에서 저출산 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27조 원 세금 거두어 가구당 30만 원 출산보조금을 주어 육아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애를 낳을지 말지가 무슨 아이폰 7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아니고, 27조 원이면 국민 1인당 55만 원에 해당하는 막대한 세금이다. 이 보조금을 뿌린다고 얼마나 애가 더 태어날까? 정말 크게 잡아 5만 명이 더 태어난다한들 애 하나당 5.4억 원을 들여서 보조금을 써야 하겠나? 한국 정부 정치권에서의 저출산 위기 대책은 매번 이런 식으로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23/2016092301993.html?outlink=facebook

예전 시카고 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개리 베커 교수님 강연에서 노동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제일 현실적인 정책은 이민을 확대하는 방안이라고 했었다. 출산율을 정부 정책으로 높이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정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독일도 이민 난민 포용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로 출산율이 너무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왜 육아 정책이 정부 보조금보다 이민으로 해결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정책인지에 대한 경제학자 (전 시카고대 교수인 존 코크레인) 시각으로 설명한 영문 블로그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링크 저자: 존 코크레인, 스탠퍼드 후버 연구소 시니어 펠로, 전 시카고대 경영대 교수)

http://johnhcochrane.blogspot.hk/2016/09/immigration-trade-and-child-care.html

    결론부터 말하자면 육아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육아도우미 인력 수입 이민이다. 서비스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국내에서만 해결)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면 공급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가격만 올라간다. 가격을 통제하면 줄을 길게 서든지 추첨을 한다. 현재 한국 국공립 유치원 경쟁률이 엄청 높다. 그리고 그 보조금은 세금 인상으로 모든 다른 상품 서비스를 더 비싸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보육원 유치원에 일할 사람을 다른 일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와야 하기에 그만큼 다른 산업 부문에서의 노동 공급이 줄어든다. 즉 식당, 빵집 같은 곳에서 사람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임금이 올라간다. 결국 육아서비스를 위해 모든 이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국가 보조금 지급시 효과 출처: http://johnhcochrane.blogspot.hk

    반면 육아 서비스 도우미 이민으로 육아서비스 공급을 늘리면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이들이 육아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세금 부담도 없다. 노동공급이 국내에서 오지 않기에 국내 다른 산업에 영향이 거의 없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사람이 육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정부 보조금보다 해외 인력 수입이 육아 서비스 부족 해결에 더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이다. 또한 보육원 설립 허가와 규제를 완화하여 공급을 늘리면 당연히 공급이 더 늘어나고 이들이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하면 공급이 제일 늘어날 수 있다.

이민 도입시 노동 수요 공급 곡선 변화 출처http://johnhcochrane.blogspot.hk/


물론 당장 외국 인력 수입에 문제점들도 많다. 조선족과 달리 동남아시아인들의 언어 장벽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 시집와서 정착하는 외국인 며느리들도 시부모님과 말이 통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처럼 대규모 외국 인력 수입이 어려운 여건이다. 하지만 한국이 인구가 홍콩의 7배에 달하기에 영어가 어느정도 되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해도 그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다. 홍콩도 가사 육아도우미 제도 역사가 40년이 넘는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며 문제점들을 보완해가며 점점 그 규모를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보육 도우미 이민을 늘리고 보육원 유치원 설립 요건을 완화하여 쉽게 육아 서비스업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제일 바람직하다. 한국도 홍콩 싱가포르처럼 육아도우미 해외 인력 수입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장려하는 정책을 준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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