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서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y Sung Jul 29. 2019

독서서평 |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리 저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리 저, 장은수 옮김, 2007, 비룡


  우리 사회는 행복할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범죄, 전쟁, 기근, 자연재해, 이런 것들이 불행하게 느껴지는가? 하지만 그 외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얼마나 많은가? 가족애, 사랑, 배려와 나눔 등등.


  이 책은 미래사회에서 완전히 통제된 사회 모습을 보여준다. 그 사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책에 나오는 미래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한마디로 정의하면 '완벽한 사회'이다. 아 사회에서는 가족들이 진짜 가족이 아니다. 가족들도 정해준다.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어 아기를 아빠, 엄마가 낳지 않고 아기를 낳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낳는다. 집이나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스피커가 엿듣고 있다. 아무 말이나 해서는 안된다. 거짓말도 해서는 안된다. 12살이 되면 자신이 할 직업이 정해진다. 그리고 노인이 되면 임무 해제가 된다. 임무 해제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사회에서는 고통이 없다. 약을 먹으면 아픈 것이 사라진다. 대신 성욕도 없다. 아침마다 약을 먹으며 성욕을 통제한다. 사람들은 색깔을 보지 못한다. 그냥 무채색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으며 떠올리게 되는 단어들이 있다.


 '기억'

  기억에는 좋은 기억, 나쁜 기억이 있다. 우리는 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기억은 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삶에서 두 가지는 서로 공존하며 나의 삶에 영향을 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선택'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이 선택이 옳은 선택일까? 잘못된 선택일까? 알 수 없다.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다. 그런 고민이 싫을 때 누가 알아서 내 삶을 설계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 이 책 속의 사회는 그렇게 해 준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주어진 대로 생활하면 되고 물어보면 길을 알려준다. 통제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다름, 틀림, 장애'

  나와 다른 사람들이 있다. 가끔 그들을 보며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 몇 년 전에 정신지체 장애인이 복지관에서 어린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죽인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장애인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았다. 책임이 없는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하며 솔직히 장애인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다. 장애인들이 아예 세상에 태어나게 하지 못한다면? 결국 내가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내 자식들은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을 하나도 못한 잘못된 생각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파쇼적 사회, 전체주의적 사회가 되었을 때 이런 사람들이 가장 괴롭힘을 먼저 당할 것이다. 이 소설 속 사회는 그런 장애인이 없다. 장애도 통제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는 행복할까? 완벽하니까? 쓸데없는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까? 현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비교하며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해 주었다.


  책의 마지막을 덮으며 AI와 로봇이 등장할 미래 사회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된다.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인정 욕구와 돈을 좇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개발된 AI와 로봇들은 인류에게 디스토피아를 안겨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현재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게 디스토피아를 안겨주고 있기 때문에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내가 읽었던 사회 풍자소설인 '멋진 신세계', '동물농장'과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 주는 책이었다. 


  내가 현재 갖는 감정들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이 감정이 아예 사라진다면 인간답지 않은 삶을 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로봇과 같은 삶 아니겠는가? 내가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 느낌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한다. 1/3 정도 읽고 나면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밌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서 서평 |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