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 삶이 다채롭습니다.
우리 집 막내가 어린이집에서 딸기 모종을 가져왔다. 마이너스(?)의 손인 아내는 질색팔색한다. 신기하게도 우리 집 식물은 아내의 손을 타면 죽는다는...;; 그래서 내가 막내와 함께 화분에 모종을 심었다. 막내는 딸기를 심고 이름을 '달달이'로 지어주었다. 2~3일에 한 번씩 물을 주기로 약속하고, 햇볕이 잘 드는 창문에 두었다.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은 잘 잊는다. 우리 집 막내도 달달이를 점점 잊어간다. 결국 달달이를 기르는 것은 나의 몫이다. 아침에 환기를 하며 2일에 한 번씩 물을 준다. 처음에는 잘 안 자랐다. 꽃이 맺혔지만 딸기는 자라지 않았다. 그러다가 하나가 열렸는데 오늘 보니 빨갛게 익어간다. 딸기를 정말 좋아해서 일주일에 4번은 딸기를 사 먹는 내 입장에서 너무 반갑다.
'내가 좋아하는 딸기가 이렇게 힘들게 열리는 거였구나.'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며, 딸기 농사를 짓는 농부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 교사로서 입장 바꿔 생각해 본다. 내가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런 숙제를 내면 아이들이 안 하고 부모가 하겠지? 부모 숙제가 되려나. 그걸 막아야 할 텐데. 어떻게 막지? 어쨌거나 나도 부모 숙제를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배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재밌고 행복한 일이다. 삶이 다채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