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의 에버노트 활용법 | Evernote와 함께하는 나의 독서법
에버노트와 독서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독서 활동에 에버노트를 활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것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나의 독서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는 어렸을 때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책 읽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건 나에게 고문이었다. 거기다 책을 읽고 나면 기억나는 게 거의 없었다. 문장 1~2개가 전부였다. 문장 1~2개를 느끼기 위해 지겨운 책을 읽는 것은 그 당시 나에게 비효율적인 행동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다 군대 가서 책 읽기 시작했다. 군대에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무언가 하고 싶었다. 사람은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자고 싶다. 반대로 군대생활 같은 척박한 곳에서 자신을 더 채찍질한다. 군대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약간의 개인정비 시간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다. 그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해서 대학원 진학 이후 책을 의도적으로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책을 읽긴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것은 여전했다. 석사 논문 쓸 때 읽었던 책을 인용하고 싶은데 읽은 책이 얼마 없으니 인용할 수가 없었다. 책을 읽어야겠다고 더더욱 다짐했다. 그나마 읽었던 책을 인용하고 싶었는데 그 구절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메모해 놓은 것도 전혀 없었다. 그래서 논문은 그냥 내 생각만 썼다. 석사 논문을 쓰며 독서 후 메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석사 논문을 다 쓰고 나서 에버노트를 만났다. 2012년 8월에 졸업했는데 8월부터 에버노트를 썼으니 정확히 어긋난다. 에버노트를 공부하며 책을 읽고 에버노트에 이런저런 내용을 정리해 놓으면 나중에 쓰일 일이 많은 것이라 생각했다. 논문 쓸 때 인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외에도 분명 필요한 곳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에버노트에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웬만하면 볼펜을 손에 쥐고 읽는다. 책을 읽으며 중요한 부분은 밑줄, 동그라미를 친다. 너무 밑줄 친 부분이 많으면 옆 부분으로 위아래로 크게 괄호 형식으로 그린다. 나중에 스크랩해 놓고 싶은 부분에는 별표를 한다. 정말 중요한 건 별표 3개!!
이때 나름의 기준으로 밑줄을 잘 쳐야 한다. 너무 밑줄이나 별표를 많이 치면 나중에 정리할 때 힘들다. 반대로 너무 없어도 중요한 부분을 빠뜨릴 수 있다.
나는 내가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나, 나에게 큰 통찰, 영감을 준 부분에 밑줄을 치고 별표를 친다. 중간중간 내 생각을 적고 싶거나, 의문이 날 때에는 책의 빈칸에 적어 놓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빌려 읽지 않고 구입해서 읽는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나면 에버노트에 해당 책을 정리할 ‘노트’를 만든다. 책 제목은 1) 책 제목, 2) 저자, 3) 출판년, 4) 출판사를 적는다. 나중에 논문이나 다른 강의 자료에서 인용할 때 다시 찾을 필요가 없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고 나서 책 표지를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 넣는다.
그다음 책을 읽고 난 다음의 감상평을 쓴다. 일종의 서평이라 생각할 수 도 있고, 독후감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필요하면 책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하지만, 귀찮으면 그냥 느낌만 간단히 쓴다. 그다음에는 미리 표시하거나 메모해 놓은 부분을 발췌독 하며, 책의 내용을 차근차근 정리한다.
책 내용을 정리할 때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 책의 목차를 정리한다.
2) 해당 목차에서 세부내용을 정리한다.
3) 필요한 내용은 사진을 찍어 저장한다.
4) 중간중간 내 생각을 적는다.
처음에 책 내용을 정리할 때 귀찮지만 책의 목차를 차례로 적는다. 책에 따라 자세한 목차가 있고, 대충의 목차만 있는 경우도 있다. 어디까지 적을지는 책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
목차, 챕터별로 책을 앞에서부터 훑으며 밑줄 친 부분, 별표 친 부분, 메모한 부분을 살핀다. 해당 부분을 다시 읽으며 머릿속으로 내용을 정리한다. 책을 두 번째 읽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책의 내용이 짧으면 그대로 에버노트에 필사(타이핑)를 한다. 이때 ‘글머리 기호’를 활용한다. 그러면 위계 있게 작성할 수 있다. 또한, 나중에 인용할 때 책의 쪽 수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의 쪽수를 적어 놓는다.
만약, 내용이 긴 문단이거나 한 장을 통째로 스크랩하고 싶다면 사진을 찍는다. 또한 필요한 그림이나 표, 사진도 사진을 찍는다. 나중에 정리가 끝나고 나면 사진을 편집해서 에버노트 노트에 ctrl + C, V를 한다.
내 생각을 정리한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알아보기 쉽도록 ‘IMO’라고 쓰고, 내 생각을 정리한다.
이렇게 에버노트에 정리하고 나면 책을 두 번 읽은 효과가 난다. 처음에는 정독하며 중요한 부분에 표시를 하고 메모를 한다. 두 번째 읽을 때는 그 부분을 중심으로 요약하며 다시 읽고 내용을 정리한다.
나중에 책의 내용이 궁금하거나 다시 보고 싶을 때 책을 다 훑지 말고 에버노트에서 해당 노트만 보면 된다. 그러면 어느 정도 내용이 다시 떠오르며 지식을 견고화 할 수 있다. 그렇게 에버노트를 보면 책을 세 번째 읽는 것이 된다.
처음에 이야기했지만, 예전에 책을 읽었을 때는 읽고 나서 기억나는 게 없어서 싫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배경지식이 없었으니 읽어도 읽어도 기억에 남지 않는 게 당연하다. 지식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을 끓여도 100도가 되지 않으면 물은 끓지 않는다. 그 지점을 ‘임계점’이라고 한다. 비로소 100도가 되어야 물이 보글보글 끓는다.
책 읽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책을 아무리 읽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꾸준히 책을 읽고 배경지식이 쌓이면서 임계점에 도달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책도 예전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배경지식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는 정리하면서 읽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독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에버노트와 함께 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다. 이제 책을 읽고도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에버노트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