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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Jan 16. 2017

[수학여행 6편] 즐거운 수학여행 2일차

2016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운영기


  수학여행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아이들은 6시 30분에 기상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남이섬에서 활동을 한다. 남이섬은 요즘 단풍철이라 관광객들이 많다. 아무래도 일찍 들어가는 편이 우리들이 활동하는데 유리하다. 


  6시 30분에 아이들을 깨우러 가니 아이들은 여전히 자고 있다. 해가 뜨지 않으니 일어나기 더 힘들 것이다. 간밤에 핸드폰을 걷었다. 핸드폰을 자유로 하려다가 한 달 전에 갔던 대성리의 한 캠프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경험하고 철회했다. 아이들이 밤에 페이스북 라이브쇼를 하며 남녀 간의 교감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자유는 아직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는 핸드폰을 걷었다.

  “핸드폰 받아라.” 하는 소리에 아이들은 후다닥 일어난다. 정말 핸드폰이 아이들에게 소중하긴 한가보다. 


  아침을 먹고 8시 30분에 남이섬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남이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남이섬 배를 참 신기해했다. 

  오늘 남이섬에서 할 활동은 1)졸업 사진 찍기, 2)자전거 타고 남이섬 돌아다니기, 3)점심먹기, 4)런닝맨 미션 및 이름표 뜯기 하기, 5)얼티밋 프리즈비 체육활동이었다. 


  남이섬은 가을의 절정에 취해 있었다. 울긋불긋 단풍나무와 푸르른 소나무들이 가을 풍경을 뽐냈다. 자전거를 빌리러 가는 곳까지 가며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었다. 졸업앨범 사진 기사님과 동행했기에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어야 했다. 


  1시간 정도 걸어 자전거 빌리는 곳에 도착했다. 10시 15분부터 11시 15분까지 1시간 정도 1인용 혹은 2인용 자전거를 타고 남이섬을 돌아다녔다. 남이섬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지명과 지리를 익히라고 하였다. 다음번 활동인 런닝맨 미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신나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 한 30분 지났을 때 보니 자전거 타고 다니다가 맛있는 먹거리가 있으면 사 먹었다. 아이들 입장에서 얼마나 맛있겠는가. 이런 게 수학여행의 재미라 생각한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점심 먹기까지 3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남이섬 잔디밭에서 수건 돌리기를 했다. 예전에 학급회의 했을 때 수건 돌리기를 하고 싶다는 어떤 아이의 의견이 생각났다. 오후에 체육활동 할 때 쓸 팀 조끼를 수건 삼아 수건 돌리기를 했다. 노래를 부르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나도 같이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벌칙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엉덩이로 이름 쓰기를 했다. 남자아이들은 곧 잘 했지만 여자 아이들은 거부했다. 그래서 낯선 이성 외국인에게 가서 함께 셀카 찍자고 이야기하고 사진 찍어 오는 것을 벌칙으로 했다. 남이섬에는 정말 동남아 외국인들이 많이 온다. 그래서 외국인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아이들은 즐겁게 미션에 참여했다. 쭈뼛쭈뼛 부끄러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다.


  점심은 ‘연가지가’라는 김치 참치 도시락 집에서 먹었다. 약간의 추위에 많은 활동을 했으니 점심은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먹고 모인 다음 활동인 런닝맨 미션을 준비했다. 나는 학년 부장이기에 전체 진행을 해야 했다. 런닝맨 관련 미션을 설명했다.


  이번 런닝맨은 1차, 2차 미션과 이름표 뜯기로 구성되었다. 1차 미션은 총 4가지로 1)자연물로 작품 만들기, 2)색상환 만들기, 3)외국인과 사진 찍기, 4)메타세콰이어길에서 점프샷 찍기이다. 2차 미션은 1차 미션이 완료되면 선생님에게 와서 전교생 중 2명의 이름을 뽑아 해당 친구와 우리 모둠 친구들이 포한된 셀카 사진을 찍으면 된다. 


  6학년 전교생이 4~5명씩 모둠으로 구성되었고 총 21개 모둠이 활동에 참여하였다. 미션 하나하나 성공할 때마다 각 담임 선생님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고 담임 선생님들이 미션을 확인했다. 그렇게 2차 미션까지 끝내고 나면 런닝맨 이름표 뜯기에서 보상이 달라졌는데, 1등은 목숨이 2개였고, 2~11등은 이름표 크기가 A4 절반 크기였고, 12~21등은 A4 1장 크기였다. 


  모든 미션이 종료되고 런닝맨 이름표 뜯기 준비를 하였다.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자기 이름이 적힌 라벨지를 받아 서로의 등에 붙여 주었다. 곧 이름표 뜯기가 시작되었다. 남이섬 송파은행 나무길 옆의 잔디밭에서 펼쳐졌는데 아이들이 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광활한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 논적이 있었을까? 정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풀고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 런닝맨을 하자 1/4가 남고 모두 탈락하였다. 굳이 1등을 가리지 않아도 되기에 종료를 하였다. 아이들에게 소감을 물으니 너무 재밌다고 하였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활동은 2일 차 체육활동이었다. 얼티밋 프리즈비를 하는 것이었는데 남자는 플라잉디스크로 하고, 여자는 조금 어렵기에 공으로 하기로 하였다. 장소는 더 넓은 잔디밭으로 이동하여 하였다.

  이번 활동은 학급대항으로 4개 반이 풀리그로 경기를 하였다. 그래서 전반전은 여학생, 후반전은 남학생 경기로 구성하여 그 점수를 합산하여 승패를 가렸다. 운동장에서 얼티밋 프리즈비를 할 때와 잔디밭에서 할 때는 확실히 달랐다. 외국 동영상에서만 보던 광활한 잔디밭에서 하는 얼티밋 프리즈비를 우리 아이들이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이들도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열심히 뛰었고, 나도 진행을 열심히 하였다.


  오늘 모든 활동이 끝나고 어떤 아이의 핸드폰을 보니 오늘 하루 2만 5000보를 걸었다고 하였다. 나는 확인해 보니 14000보였다. 오늘 활동량이 어마어마했다. 졸업하기 전에 아이들이 원 없이 체육활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인원 파악을 하고 남이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왔다. 


  서울시립대 강촌수련원으로 돌아와서 먹는 저녁식사는 꿀맛이었다. 저녁을 먹고 잠깐 쉬었다가 7시부터 9시까지 레크리에이션을 하였다. 강사의 진행에 맞춰 아이들은 즐겁게 참여하였다. 언제나 그렇듯 레크리에이션에는 학생 장기자랑이 있는데 우리 반은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 다른 반도 그다지 활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가 발 벗고 나섰다. 내가 노래 2곡을 불렀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참여하는 재미있는 장기자랑이었다.


  9시부터 10시까지는 씻고 10시에 간단히 아픈 사람을 확인한 후 핸드폰을 다시 걷고 잠을 잤다. 그렇게 두 번째 날 밤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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