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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Feb 18. 2017

교사에게 졸업식이란...

2016학년도 6학년 아이들을 졸업시키며

  내 교직생활 5번째로 6학년 아이들을 졸업시켰다. 교사에게 졸업식은 긴장감과 해방감, 섭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묘한 감정의 비빔밥이다.


  졸업식이라는 의식행사이기에 학부모와 내빈 앞에서 행사가 엉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존재한다. 아이들이 중간중간 떠들면 수업시간 마냥 아이들을 아이들을 째려본다. 마지막 날까지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해야 하는 것이 교사다.


  1년 동안 6학년 아이들과 교실에서 생활하다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다. 아이들과 즐거운 일도 있지만 힘들게 하는 일도 많다. 그래서 졸업식날이 되면 이렇게 1년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에 해방감이 찾아온다. 

 

  해방감과 반대로 1년 동안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3월에 어색했던 순간은 4,5월이 지나며 우리 반 아이들, 내 새끼들로 바뀌어 간다. 그렇게 한 식구가 되어 1년을 함께 생활했다. 1년을 생활하면 글씨만 봐도 누구 글씨인지 알 수 있고, 얼굴 표정만 봐도 대충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그런 아이들을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면 왠지 마음속 한 구석이 허전하다. 그런 섭섭함이 졸업식 끝나고 교실에 올라와 덩그러니 놓인 빈 책상을 보면 확 찾아온다.



  하지만 재밌게도 봄방학이 지나고 3월 2일이 되면 나는 새로운 아이들을 맞이하여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 교탁에 서서 어색해하는 새로운 우리반 아이들 앞에 서서 담임으로 어떻게 너희들과 1년을 살아가겠노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그게 교사의 인생이고, 모든 인생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처럼 그대들의 인생에 행복한 일들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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