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쓴 1년 동안의 소감을 읽으며...
나는 우리 반을 ‘기백반’이라고 이름 지었다. 어떤 선배님이 ‘사랑반’이라고 운영하시는 것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이다. 그 선배님의 제자들은 모두 ‘사랑반’으로 통한다고 했다. '너 2002년 사랑반이냐? 나는 2000년 사랑반인데.’ 이런 식이다. 나도 나의 6학년 때 제자들이 ‘기백반’ 출신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했다.
나는 올해 6학년 1반 기백반 담임교사로서 아래와 같은 내용에 중점을 두고 수업 및 학급운영을 하였다.
1. 거꾸로 교실을 적용하여 학생중심 배움 수업을 실현하고자 했다.
2. 다양한 체육활동을 아이들에게 체험시키며 신체활동을 많이 시키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안겨주고 싶었다.
3. iPad를 수업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여 수업의 효과성을 높이고, 아이들의 미디어 활용 역량을 길러주고 싶었다.
어느새 1년이 흘렀다. 1년 동안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예전보다 모둠 활동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참여하며 자기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한다. 물론, 전체적인 발표를 할 때에는 여전히 말 안 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말이다. 체육시간에 ‘피구해요, 축구해요’라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다양한 체육활동을 아이들은 막힘없이 소화해 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iPad도 이제는 너무나 능숙하게 다룬다. 내가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
졸업을 일주일 앞두고 아이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주제 일기를 냈다. ‘주제 일기’의 주제는 ‘기백반에서 1년 생활한 소감 쓰기(좋았던 점? 싫었던 점?)이었다. 아이들 2/3 정도가 일기를 써냈는데 거꾸로 교실로 자신의 수업태도가 많이 변했으며, 체육활동으로 학교 생활이 행복했단다. 이 일기를 읽으며 교사로서 정말 많은 보람을 느꼈다. 그래. 교사는 보람으로 하는 거다. 나와 함께한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나와 함께한 아이들이 나에게 하는 칭찬을 들으며 교사는 행복해진다. 대한민국 선생님들이 열심히 수업하고 학급운영을 해서 행복감을 느끼면 대한민국 전체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함께한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1년 동안 온갖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한다. 이제 졸업하고 중학교 가서도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하면 좋겠다. 나 또한 3월에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