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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May 13. 2017

[서평] 학생들이 골똘히 생각하는 수업을 꿈꾸며...

공부하는 힘,  황농문, 위즈덤 하우스, 2013



  이 책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황농문 교수가 쓴 책이다. 나는 5년 전쯤에 이 분이 처음으로 쓴 ‘몰입’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무언가에 몰입했을 때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공감을 했었다. 이번에  이 분이 쓴 ‘공부하는 힘’을 읽게 된 것은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의 추천 때문이다.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은 평소 책을 많이 읽으시고 박식하신 분이다. 교육공동체 운영시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에 대해 여쭤보았는데, 그에 대한 답으로 나온 책이 이 책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대만족이다. 별 5개에 별 5개를 넘어서 별 6개를 주고 싶다.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책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몰입’을 본격적으로 해 본 적이 있나 싶다. 사실 지금도 이 책에서 나오는 ‘몰입’을 크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는데 그것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다 보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한다. 예를 들어 수업 기획을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한다거나, 어떤 워크숍 아젠다를 떠올려야 할 때 말이다. 그것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기본적인 자료를 찾아본다. 그러고 나서 틈날 때마다 고민을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나는 보통 샤워할 때나 출퇴근 길을 걸어갈 때 그런 생각이 많이 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우리 뇌는 잠을 잘 때나 쉴 때나 끊임없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해내야 한다는 도전하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뇌가 거기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흐르면 그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몰입’이다. 공부를 잘하려거나 어떤 중요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려면 ‘몰입’을 통해 깊게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생각하는 힘은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에 의해 깊이 있는 사고를 경험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책 말미에 ‘몰입 기반 학습’이라고 자신이 이름을 붙인 교수법을 제안한다. 학생들에게 해결방안을 대뜸 가르쳐 주기보다는 그것을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자는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수학 수업을 거꾸로 교실로 운영하고 있는데, 과연 학생들이 깊게 생각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나의 수업을 되돌아보면 여태까지 거꾸로 교실 수학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공부해야 할 주제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는 기회를 거의 주지 않은 것 같다. 수업시간에 교사가 가르치눈 부분을 디딤 영상으로 만들고 집에서 미리 보고 오게 하였다. 문제는 그 디딤 영상에 수학 문제를 푸는 방법을 다 알려준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는 없다. 먼저 고민할 기회를 주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거꾸로 교실 수업이야 말로 진정한 배움이 있는 수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업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원 초기에 그 단원에서 꼭 공부해야 할 지식들을 학생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준 다음 거꾸로 교실을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 수업을 해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방향이 옳은 방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장 선생님이 교육공동체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권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학생들이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기회를 교사가 제공해 주라는 의도이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 교장선생님과 술 한잔 할 때 여쭤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해 보지 못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하게 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알게 해주어서 좋다. 그러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학생들이 보다 깊게 생각하며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교수학습 방법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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