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어린이 동화를 재밌게 읽고 있다. 어렸을 때 책 읽는 재미를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서른 중반에서야 그 재미를 알게 되었다. 동화책 읽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아이들 읽는 거를 어른이 읽으니 문장도 쉽고, 어휘도 쉽고, 분량도 적어서 읽기 쉽다. 영화 보듯이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요 책은 체육과 독서를 관련지어 책 읽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지인이 추천해서 읽게 되었다.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야구와 관련된 어린이 동화다. 초등학교 5학년 체육 경쟁영역이 필드형 경쟁으로 야구, 티볼, 발야구가 나오는데 그쪽 부분과 관련지어서 국어 시간에 책을 읽으면 괜찮은 수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 시간에 슬로 리딩으로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하며 야구에 대한 규칙을 스스로 공부하며 찾아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다음 체육 시간에 야구를 실제로 해보며 등장인물의 감정을 느껴본다. 더불어 역할놀이도 체육 시간에 해 보면 재밌을 것 같다. 책 읽는 내내 어떤 수업을 할지에 대해 즐거운 상상을 하며 책을 읽었다.
책 내용의 완성도는 그렇게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용 전개가 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라는 제재가 갖는 재미가 책 전반에 깔려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공간적 배경은 부산이고, 시간적 배경은 2010년 초반 정도 된다. 부산 구천초 야구부 주장 한동원과 그의 가족, 그 야구부에서 있던 일들이 주욱 펼쳐진다.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한층 더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엘리트 체육으로 성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그 학생의 부모들은 얼마나 힘든지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우리 학교 운동부 아이들에게 책 선물을 주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우리 학급에 운동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게 하고, 더 분위기를 형성해서 전체가 읽게 한 다음 체육 시간과 연계 지어서 수업을 진행해 봐야겠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