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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일팔 Nov 20. 2015

나는 오늘 지원서를 접수했다?

틀리기 쉬운 우리말 01 접수, 자문, 역임




나는 오늘 지원서를 접수했다(x)
-> 나는 오늘 지원서를 제출했다  


입사지원서를 접수하는 것은 구직자가 아니라 구인자다. 즉 회사다. 영업2팀의 예산증액신청서를 접수하는 곳은 영업2팀이 아니라 재무팀이다. 접수(接受)라는 단어의 한자를 살펴보면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受)'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지원서를 접수했다"라는 말은 "나는 오늘 지원서를 제출했다"라고 고쳐야 한다.  간혹 동사무소나 동네 헬스장에서 "00월 00일까지 접수 받습니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접수'라는 단어와 '받습니다'라는 단어의 의미가 불필요하게 중복된 틀린 표현이다. 접수라는 단어의 한자가 지니고 있는 원래의 뜻을 몰라서 발생하는 실수들이다. 



자문을 얻다(x)
-> 자문을 하다 


자문이라는 단어 역시 한자의 뜻을 오역해 자주 틀린다. 자문(諮問)의 '자諮'라는 한자에는 이미 '구하다' 혹은 '묻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자문을 구하다"가 아니라 그냥 "자문하다"라고 적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 부분은 나도 좀 궁금한 부분인데, '자'라는 한자와 마찬가지로 '문'이라는 한자에도 '묻다'라는 뜻이 있다. 즉 "관련학계에 자문하다"라는 표현을 엄밀히 해부하면, "관련학계에 묻고 묻다"라는 뜻이 된다. 이는 나의 지나친 해석일 것이다. 



한 해 동안 1년 임기의 회장직을 역임했다(x)
-> 한 해 동안 1년 임기의 회장직을 맡았다 


역임이란 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다. "여러 직위를 두루 거쳐 지냄."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러 직위'일 것이다. 즉 '1년 임기의 회장직'이라는 것은 하나의 직위를 말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역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옳지 않다. 그냥 '맡았다'라고만 적으면 된다. "편집국장, 주필, 논설위원 등의 요직을 역임했다"라는 표현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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