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아마도?) 식당을 차리고 보니 주변 상가 사장들이 모두 내 아들 딸 뻘이다.
그들을 대하고 만나는 일은 시엔에서 얻는 귀한 즐거움이다. 젊음을 만나는 일은 경이롭다.
내가 그들의 언어를 이해 못 할까 봐 조심스럽고, 나잇값 못해 흉 잡힐까 두려운 마음도 있다.
정이 가는 카페, 파티시에르는 젊은 커플이 운영한다.
파티시에르는 음료와 주문 케이크를 판매한다. 작은 가게를 어찌나 정성스럽게 가꾸는지, 나는 갈 때마다 하나씩 눈요기마저 하고 온다. 어느 날은 테이블을 벽으로 치우고 홀을 말끔하게 비워두었다. 깜짝 놀라는 내게 여 사장님의 설명, 가끔씩, 계절이 바뀌면 가게 인테리어도 때 맞춰 바꾼단다. 인테리어를 바꾸자면 여간 손이 가는 게 아닌데 그 일을 종종 한다니 그들이 파티시에르에 쏟는 마음을 알 만하다.
두 사람은 내게도 이런저런 조언을 한다. 블로거 마케팅이나 인스타 활용에 대해서도 그들 도움을 받았다. 방 안에서 중늙은이 소리나 들으면서 늙어갈 뻔한 내가 식당을 차리고 젊어지는 기분이다. 어디 가서 이런 친구들을 구할 것인가 말이다.
오늘 오후, 새로 개발한 메뉴라며 두 사람이 음료 두 개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결코 나이 들지 않을 거 같은 해사한 미소와 과일 조각이 들어 있는 상큼한 음료가 잘 어울려 보인다. 음식도 주인을 닮는다!
펜데믹으로 우울한 현실이다. 포스트 펜데믹이라고 한동안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는가 했건만 다시 코로나가 성행한다고 한다. 변화를 모색하기 쉽지 않은 현실에 파티시에르는 단비 같은 이웃이다. 위로가 필요한 당신이라면 파티시에르에 가 보시라. 직접 구워 낸 감성 넘치는 과자와 발품 팔아 찾아낸 귀한 소품으로 장식한 실내가 누구에게라도 기쁨을 줄 것이다.
외부 강의와 베이킹 클래스까지 운영하는 슈퍼 맨 파티시에르다. 파티시에르의 빵 굽는 냄새가 멀리 퍼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