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압박과 도망, 독일인 한스
한스의 캐릭터를 고민했습니다.
수평적 인물로 할까, 입체적 인물이 좋을까. 입체적 인물로 다루자니 갈등 구조가 복잡해 지겠죠? 재미는 더할 지 모르나 제 역량이 달릴 거 같습니다. ...수평적 인물로 갈까 합니다. 한스는 실제 인물 타데우스 판키에비츠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크라쿠프, 영웅 광장(의자들의 광장) 귀퉁이에서 타데우스는 '독수리 약국'을 운영하면서 유대인을 도운 폴란드 약사입니다. 약국은 지금도 그 자리에 현판 하나를 걸어두고 있습니다. 폴란드인에게는 오스카 쉰들러만큼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기도 합니다.
**독수리 약국이 궁금하신 분은 제 여행기(안아드릴게요, 오슈비엥침)를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이 작가--
4화 로그라인: 오띨리에는 나치의 색출로 인해 도망치며, 독일인 이웃 한스의 도움으로 피신한다. 하지만 한스는 그녀에게 접근하려 하며, 오띨리에는 압박 속에서도 프란츠와의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른 아침부터 프란츠는 카페 슬라비아에 앉아 있었다. 그의 마음은 초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띨리에와의 만남이 언제나 그렇듯 간절했지만, 오늘은 불안감이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최근 들어 나치가 유대인들을 색출하고 있다는 소문이 프라하 전역에 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카페 슬라비아의 분위기 또한 무거웠다. 평소 아침마다 붐비던 카페는 오늘따라 텅 비어 있었다. 판토바 부인만이 조용히 카운터 뒤에 서서 카페를 지키고 있었다.
프란츠는 창밖을 바라보며 오띨리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독일인 이웃 몇 사람이 창밖을 지나갈 뿐이었다. 프란츠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식은 커피를 입에 대었다. 속으로는 불길한 예감이 커져 갔다. 잘못된 건 아닐까.
카페 문이 열리고, 판토바 부인이 급하게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프란츠, 지금 나가야 해요. 나치 군인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유대인 색출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녀의 말은 프란츠의 심장을 덜컹거리게 만들었다. 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띨리에가 위험해요... 그녀를 기다려야 해요." 그러나 판토바 부인은 그의 손을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 "프란츠, 지금 우리도 위험해요. 어서 이쪽으로 가요."
판토바 부인은 카페 바닥에 난 작은 문을 열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 통로였다. 프란츠는 잠시 망설였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나치 군인들의 고함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판토바 부인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어둡고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곧 작은 방이 나타났다. 판토바 부인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숨을 죽였다. 그들의 심장은 고동쳤고, 어둠 속에서 서로의 숨소리만 들렸다.
프란츠는 지하에 앉아 얼굴을 무릎에 파묻었다. 곧 비명이라도 지를 듯한 위태로움이었다. 오띨리에의 얼굴을 떠올렸다. 오띨리에... 오띨리에... 불안이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그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판토바 부인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속삭였다. "프란츠, 조용히 있어요. 지금은 안전이 우선이에요."
위쪽에서는 나치 군인들의 거친 목소리와 무거운 군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카페 안을 수색하고 있었다. SS대원들이 카페 바닥을 쾅쾅 밟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프란츠는 숨을 죽이며 두려움에 떨었다. 프란츠의 어깨를 잡고 있는 판토바 부인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지만, 생명에 대한 강한 의지가 선명히 전해졌다.
한참 동안의 긴장된 시간이 지나고, 위쪽에서 군인들의 소리가 점차 멀어졌다. 프란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판토바 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은 이곳에 있어야 해요." 지하실 구석에는 만일을 위해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다.
긴 정적을 흘려 보낸 후 프란츠와 판토바 부인은 지하에서 조심스럽게 나왔다. 카페는 뒤엉켜 있었다. 그들은 발길을 어디로 향해야 할지 막막했다. 프란츠는 여전히 오띨리에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그는 그녀를 반드시 찾아야만 했다.
판토바 부인이 그런 그를 이해하는 듯 말했다. "프란츠, 당신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지금은 신중해야 해요. 그녀도 분명히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을 거예요. 우린 살아남아야 해요 프란츠."
한편, 프란츠와 헤어진 오띨리에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급하게 짐을 챙기며 숨을 죽였다. 창밖에서는 나치 군인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나치의 눈을 피해야 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오띨리에는 두려움에 떨며 문 너머의 소리를 들었다.
"오띨리에, 나예요. 한스입니다." 문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독일인 이웃 한스의 것이었다. 오띨리에는 잠시 망설였지만,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한스는 급하게 그녀를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빨리 나가야 해요. 이곳에도 SS대원들이 들이닥칠 거예요." 한스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었고, 오띨리에는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돕고자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한스의 안내에 따라 좁은 뒷골목으로 나섰고, 그들은 조용히 움직이며 나치의 눈을 피해갔다.
프라하의 어둠 속에서, 오띨리에는 한스의 뒤를 따랐다. 그들의 발걸음은 조심스럽고, 숨을 죽인 채 움직였다. 나치 군인들의 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그들은 골목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며 숨었다. 어둠과 불안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한스는 흔들리지 않고 그녀를 이끌었다. 한스는 그녀를 도시 외곽에 있는 작은 창고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당분간 몸을 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당분간 숨어 있어요. 나치의 눈을 피하기 위해선 안전한 곳입니다." 한스는 오띨리에에게 말했다. 그의 눈빛은 진지했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듯 보였다. 오띨리에는 그의 도움에 감사했지만, 그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묘한 불편함을 무시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숨죽여 지낸 후, 한스는 조용히 창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다가와 오띨리에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오띨리에, 당신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쁩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항상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라도... 우리는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오띨리에는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그녀는 한스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도움에 감사하면서도, 그의 접근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한스, 당신의 도움에 정말 감사드려요. 하지만 지금은 그저 이 상황을 벗어나기만을 원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한스는 잠시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오띨리에. 당신이 원한다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한스는 물러섰지만,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미련이 남아 있었다. 오띨리에는 그를 경계하며 창고 한쪽에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그녀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스와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저녁, 오띨리에는 창고 안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나치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고, 그녀는 언제 다시 이곳을 떠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창문 너머로는 나치 군인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고, 그들의 군화 소리는 여전히 그녀의 귀를 울렸다. 오띨리에는 몸을 웅크리고, 자신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조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띨리에는 점점 지쳐갔다. 창고 안의 공기는 점점 무거워졌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커져만 갔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프란츠와 함께한 순간들이 남아 있었다. 그의 따뜻한 말과 손길,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기록하겠다는 약속. 그것이 그녀에게 버틸 힘을 주고 있었다.
오랫동안 창고 안에 갇혀 지내던 어느 날 밤, 한스가 다시 찾아왔다. 그는 조용히 창고 안으로 들어와 음식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제 조금 더 안전해진 것 같아요. 내일 새벽, 제가 안전한 곳으로 당신을 데려다줄게요." 그의 말에 오띨리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스는 다시 그녀에게 다가오며 손을 잡았다.
"오띨리에, 당신은 나에게 특별한 존재예요. 이 모든 상황이 끝나면, 우리 둘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의 말에 오띨리에는 차갑게 손을 뿌리쳤다. 그녀는 그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돌렸다. "한스, 당신의 도움에 감사하지만, 저는 당신과 그런 관계를 원하지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단호했다.
한스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물러섰다. "알겠어요, 오띨리에. 당신의 결정을 존중하겠습니다." 그는 한 걸음 물러나 창고를 나섰고, 오띨리에는 그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긴장을 풀었다. 그녀는 한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심을 다시 한번 다졌다.
그날 밤, 오띨리에는 창고 창문 너머로 프라하의 어둠을 바라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 상황을 반드시 견뎌내고, 프란츠와 다시 만날 것이다. 그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그녀는 두려움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마음속에 간직했다.
프라하의 어둠 속에서 오띨리에는 홀로 싸우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프란츠와의 재회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살아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빛이자, 그녀가 이 모든 어려움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이었다.
다음 날 새벽, 한스는 약속대로 창고에 돌아왔다. 그는 그녀에게 안전한 길을 안내해주었다. 오띨리에는 그와 함께 창고를 나섰지만, 이번에는 그의 손길을 철저히 경계하며 거리를 유지했다. 그들은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며 나치의 눈을 피해 움직였다. 한스는 그녀를 도시 외곽의 어느 작은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여기서 당분간 머물러요. 제가 아는 사람의 집이에요.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겁니다." 한스는 그렇게 말하고 떠났다. 오띨리에는 그가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라하의 어둠 속에서도, 그녀를 버티게 해주는 희망은 프란츠를 향한 그리움이었다. 창문 너머로 새벽빛이 스며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