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불당동 상인들
불당동 식당 주변은 주차장이 없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에 두 시간 정도 도로주차가 가능할 뿐이다.
가게 계약 전 주차가 어려워 보이긴 했으나 이 동네가 다 그렇다는 부동산 중개인 말을 나는 터무니없이 긍정의 메시지로 들어버렸다. 손님들이 알아서 차 세우고 오거나 걸어오거나, 또 동네 사람들이 서로 적당히 배려하고 비켜주고 한다는 말로.
지금의 이 스트레스는 나의 순진함의 결과인 것이다. 시엔 손님 입장에서는 이런 곳에 가게를 차린 가게주인의 직무유기라 해야겠다.
한 남자가 집중적으로 내 차에 시비를 건다. 차 빼 주세요.
내 차는 불법적 위치에 주차되어 있기는 해도(내 차만 그리 서 있는 건 물론 아니다!) 통행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어쨌든 불법주차를 했으니 차를 뺀다. 잠시 후 내 차를 뺀 자리에 그 남자의 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을 찍어 신고를 해, 말아? 좁은 소견에 갈등이 회오리친다.
가서 싸움을 붙어 보자니 내가 불법주차 한 게 사실이고
똑같이 신고를 하자니, 시비를 자초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오늘은 도로 중앙에 빨간 경계말뚝까지 박아놨다. 시청에 민원을 넣은 모양이다.
이기적이고 악의적인 놈이로고. 혼자 욕이라도 해줘야 마음이 풀릴 것 같다.
에잇, 그나저나 내일은 차를 어디에 세우나... 주차장 확보도 않고 상가 허가를 내준 관청은 행정을 제대로 하는 겐가, 원!!
옆 가게는 예약손님을 받아야 한다며 주차장을 두 칸이나 점거하여 사용한다. 주차비를 따로 내느냐는 나의 질문에 옆집 주인은 말을 못 한다.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두 칸에 걸쳐 주차금지 고깔을 세워둔다. 나는 비어 있는 주차장을 보고도 차 세울 곳이 없어 동네를 두 바퀴 세 바퀴 연거푸 돈다. 가게 문을 열어야 할 시간에 빈 주차장을 두고 동네를 배회하자니 화가 난다. 들이밀까? 아니다, 젊은 사람이 애쓰며 사는데 내가 양보해야지...? 내겐 마땅한 해법이 없다. 상인들의 주차장 확보전이 이 지경으로 치열하다니, 이런 신경전을 해 본 적 없는 나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아니 우울하다. 이들의 주차장 확보전에는 상식도 없고 예의도 없다. 배려는 아예 설 곳이 없다. 슬픈 불당동 상인들...
조용히 지내려면 참아야겠고
참자니 나의 불편도 적지 않다.
가게 연 지 한 달 만에 몹시 불편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