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파도를 이기는 것은 고요다
우윳값 상승
오늘은 뭘 먹을까 하는 것은 우리들 일상의 작은 고민거리 중 하나다.
그러다 어느 식당에 들어서면 메뉴판 앞에서 또 같은 고민에 빠진다. 뭘 먹지?
식당 주인 입장에서도 같은 고민을 한다.
어떤 메뉴를 구성해야 궁합이 좋을까,
넷이 와서 3인분을 주문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밑반찬은 뭐가 좋을까 같은 것들 말이다.
오늘 시작한 땅콩슬러시 1+1 할인행사에 손님들이 관심을 가져준다.
우유값 오른대요 엄청~~
알아요^^ 비싸다 싶으면 더 먹고 싶고 못 먹으면 화나고 막, 그러잖아요. ㅎㅎㅎ 제가 그렇거든요.
그래서 많이 드시라고 준비했죠.
우윳값이 오른다는데 땅콩슬러시 할인행사를 한다고?
주인과 손님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아니라 함께 가는 2인 삼각 달리기 선수들이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다고 그때마다 음식 가격을 올리는 건 부당하게 느껴진다. 시엔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식도락 하나를 빼앗는 것이고 나로서도 유쾌한 일은 아니다.
큰 파도를 이기는 것은 고요다.
고물가 시대. 참고 기다려보기로 한다. 시엔의 땅콩슬러시를 사랑해 주는 이웃들이 있으므로.
아버지와 딸
아버지가 어린 딸 손을 잡고 가게로 들어선다. 2인용 테이블은 빈자리가 없다. 나는 4인용 테이블로 그들을 안내했다.
메뉴도 보지 않은 아버지가 “우육면 하나만 먹고 가려고요…”라며 소곤대듯 말한다. 딸이 먹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던 아버지가, 아이가 남긴 것을 마저 비운다.
아버지는 1+1 땅콩슬러시를 주문하여 딸에게 하나를 건네고 자신도 한 개를 먹는다.
그런데 왜일까,
엄마와 딸이 식당에 오는 모습은 다정하게만 보이는데, 아빠와 딸은 외롭게 보이는 나의 이 앵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