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가 외식하던 날이었다. 동생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자 선뜻 첫째가 동생의 손을 잡고 나갔다. 다녀와서 첫째가 꺼낸 첫마디는 “나, 정말 끔찍한 일을 겪었어.”였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둘째가 물에 녹지 않는 물티슈를 변기에 버린 것이다. 첫째는 이대로 물을 내리면 변기가 막힐 거라는 판단이 섰고, 맨손으로 물티슈를 꺼냈다.
(주위 엄마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아이의 문제해결력이 좋다고 미래 인재상이라며 잘 자라겠다는 덕담을 해주었다)
첫째에게 휴대 전화도 가지고 있었고 외식했던 장소와 화장실이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었는데 왜 전화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첫째는 엄마가 아직 식사 중인데 피해가 갈까 봐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말은 조금 나중에야 듣게 되었는데 아이의 배려심에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평소에도 첫째는 생선 비린내가 날까 봐(?) 빨래가 다 되면 세탁기 문도 알아서 열어놔 주는 센스쟁이다.
“책은 내 행복이야.”라고 말하는 책벌레+순수함의 결정체. 첫 아이라 나의 첫사랑이기도 하다. 손재주도 좋아서 스마일 김밥도 사랑스럽게 꾸미는 아이.
내가 복이 많아서 너 같은 딸을 만났다고 종종 얘기해 주는데, 글을 쓰다 보니 더 자주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 얘기만 쓰면 둘째가 삐칠 수도 있으니 조만간 매력 철철 둘째 얘기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