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막내가 세 번째로 독감에 걸렸다.
1월, 4월에도 각각 A형과 B형으로 앓더니, 이번엔 또 A형이다.
밤새 열이 오르고 근육통에 끙끙 앓는 아이 곁에서
해열제를 먹이고, 식은땀에 젖은 등을 쓸어주었다.
아이의 몸이 들끓는 그 밤,
문득 세 아이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모세기관지염으로 병원을 달고 살던 시절.
한 아이가 낫자마자 다른 아이가 앓고,
그렇게 한 달 내내 병원 대기실을 전전하던 날들.
그때도, 지금도 아프면 내가 간호다.
아이가 아프면 내가, 남편이 아프면 또 내가.
‘간호’라는 단어는 내 인생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몇 달 전, 간병인 보험을 들었다.
나중에 나이 들어 아프게 되더라도
아이들에게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다.
아이들도, 남편도 각자의 일을 해야 할 테니까.
내 한 몸은 내가 건사해야지,
그런 마음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가지만
결국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 안다.
돌봄의 끝에는 늘 ‘나’가 있었음을
밤새 아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