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허그데이

by 권성선

12월 14일.

오늘은 허그데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는 체온 36.5도가 주는 위로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깊이 포옹하는 날이라고.

나는 그런 글을 하나 써볼까 했다.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매일 안아주세요” 같은 문장을 떠올리며...

그런데 집을 나서기 직전, 아직 잠든 남편에게 “오늘 허그데이래” 하고 말하며 잠결의 그를 한 번 안고 나온 것이 오늘의 전부였다.

아이들과도, 교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나는 아무도 안아주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누군가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한 채 ‘안아 주세요’라고 말하려 하고 있었다.

그게 조금… 오지랖 같았다.

내가 하지도 못한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글을 쓰다 말았다.

그런데 하루를 보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충분히 해낸 사람만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오늘 나는 많은 사람을 안아주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품지 않은 하루였을까.

말로는 안지 못했지만 마음으로는 여러 사람을 떠올렸다.

안부가 궁금했던 얼굴들, 괜히 마음이 쓰였던 이름들,

오늘 하루가 버거웠을 것 같은 누군가.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완벽한 허그를 하지 못한다.

타이밍이 어긋나고, 마음이 바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자주 누군가를 향해 팔을 벌린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 글을 쓴다.

오늘이 허그데이라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다시 꺼낸다.

나는 많이 안아주지 못했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을 마음 깊이 안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체온 36.5도의 허그는 아니지만 글자로 전하는 체온도 때로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하루, 당신이 안아주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 때문에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지 못해도 마음이 향했다면 그건 이미 허그였을 테니까.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나는 그대들을 마음 깊이 포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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