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이 깨진다는 것에 대하여

by 권성선

몇 년 동안 나는 매주 세 번 이상 필라테스를 했다.
스트레칭을 하고, 근력을 채우고, 몸의 균형을 가다듬는 일.
내 삶에서 운동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유지’에 더 가까운 일이었는데, 그 유지의 힘이 얼마나 단단했는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일주일 넘게 운동을 쉬고 다시 수업에 들어갔을 때, 온몸에 근육통이 찾아왔다.
강도가 새로웠던 것도 아니고, 동작이 어려워진 것도 아니었다.
그저 루틴이 깨졌을 뿐이었다.
그 작은 틈이 몸 전체를 무너뜨렸다는 것을 나는 뒤늦게 체감했다.

오늘 운동도 강도는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히려 근육통이 가라앉았다. 몸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몸은 생각보다 솔직하다. 쉬운 길을 택할 줄 알면서도 반복의 힘을 기억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읽고, 쓰고, 산책하고,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사람을 만나며 마음을 다독이던 루틴이 있다.
그 루틴이 안정감을 주고, 나를 지탱해주는 숨은 근육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문득 어느 순간 ‘아 괜찮겠지’ 하고 루틴을 끊어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마음은 금세 흔들린다.
번아웃의 문턱에 서기도 하고, 이유 없는 우울이 스며들기도 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절망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루틴이 깨지면 탄력을 잃는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면 금세 되살아난다.
오늘 운동 후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 하나다.

나는 오늘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루틴을 행하고 있는가?

그 질문 하나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몸을 움직였던 것처럼 마음의 근육도 다시 단단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되살려준다.
루틴은 거창한 의지가 아니라 나를 아끼는 방식의 반복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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