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스타벅스에서 작업을 한다.
들어온 쿠폰도 있고, 자주 가는 카페보다 의자가 조금 더 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이즈 캔슬링 에어팟 덕분에
어떤 소음 속에서도 집중이 가능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그런데 문득 어디선가 아주 오래전에 맡았던 냄새가 스며들었다.
담배에 쩌든 냄새였다.
막 피운 담배 냄새가 아니라
오랜 시간 연기가 배어
사람 하나가 오래 머물다 간 뒤에도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 냄새였다.
잠시 고개를 들었다.
젊은 청년 하나가 시야를 스쳐 지나갔다.
이 냄새가 그에게서 났을까,
하지만 곧,
젊은 청년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이 골초의 냄새는 도대체 누굴까
나는 표나지 않게 냄새를 좇았다.
냄새가 머무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내 옆자리에 앉아《불안세대》를 읽고 있던 청년이 있었다.
책에 시선을 고정한 채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던 그 청년에게서 분명하게 냄새가 풍겨왔다.
그 냄새를 맡는 순간 아주 오래된 방 하나가 떠올랐다.
365일 개지 않고 펴져 있던 요,
그 위에 쌓였던 시간의 냄새였다.
막내외삼촌 방에 늘 깔려 있던,
사람의 생활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냄새.
막내외삼촌은 하루에 한 갑 이상씩 담배를 피웠다.
가끔 청소를 하러 방에 들어가면
연기는 없었지만 담배에 절여진 공기는 늘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가득했고
벽지는 연기 때문에 누렇게 바래 있었다.
노이즈 캔슬링 에어팟을 끼고 있었지만
재생되던 노래가 잠시 멈춘 틈에
그 청년의 통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말의 내용은 또렷하지 않았지만
자주 끊기는 문장 사이로 설명되지 않는 무게가 전해졌다.
불안세대를 읽을 만큼
무언가를 붙잡고 고민하는 사람.
지금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연기라도 들이켜야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 모습은 말없이 담배를 물던 막내외삼촌의 뒷모습과 어쩐지 겹쳐 보였다.
우리는 흔히 기억한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감각이 먼저 기억하고
이야기는 그 뒤를 따라오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냄새를 맡을 때,
어떤 소리를 들을 때,
혹은 오래된 음악 한 곡이 흐를 때
그때의 장면은 설명 없이 먼저 도착한다.
감각은 시간을 건너 말보다 빠르게 도착한다.
오늘 카페에서 맡은 그 냄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