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키보드가 필요해 늘 두던 자리를 열어본다.
없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싶어 서랍을 한 번 더 연다.
옷장도 열어보고, 책장도 찾아보고, 가방도 뒤진다.
찾던 옷도 마찬가지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생각나는 옷인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처음엔 괜찮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웃어 넘긴다.
하지만 찾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어깨가 무겁다.
목 뒤가 뻣뻣해지고, 등과 허리가 쑤신다.
마치 몸살이 오기 직전처럼 온몸이 욱신거린다.
마음은 아직 차분한데, 몸은 이미 지쳐 있다.
생각해보면 이런 순간은 늘 비슷하다.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분명 있었는데 지금은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갖고 싶은 것이 있는데 끝내 가지지 못할 때.
이상하게도 그럴 때는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괜찮아’라고 말하는 건 마음인데, 몸은 이미 그 말을 믿지 않는 것처럼 아파온다.
잃어버린 물건 때문이 아니라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상태 자체가 몸을 긴장시키는 것 같다.
어쩌면 몸은 오래전부터 잃어버림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놓쳤던 기회들,
되돌릴 수 없던 시간들,
끝내 손에 쥐지 못했던 마음들까지 몸은 기억하고 있다가 작은 계기로 다시 반응하는 건 아닐까.
물건 하나를 찾지 못했을 뿐인데 몸이 먼저 무너지는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다.
결국 나는 찾기를 멈춘다.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어깨에 힘을 푼다.
지금 아픈 건, 물건 때문만은 아니라고.
찾지 못한 채로 남겨진 것들이 몸속 어딘가에 아직 쌓여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인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