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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빛 May 16. 2023

여름

여름에 왔다가

세종에 왔을 때는 한여름이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잠을 설친 새벽 시간을 보냈다.

날씨가 여름이다. 서울 30도 강릉 33도. 일본에서 올라온 기압대의 영향으로 5월에 한여름 날씨가 되었다.

냄새나 맛에 민감하다. 울산에 가면 땅내음, 강내음이 여기랑 다를 것도 없을 것 같은데도 달리 느껴진다. 매주 올라올 때마다 태화루 막걸리와 트레비 맥주를 한두 개 가져온다. 어머니와 먹다가 맛있다고 가져온 마늘쫑멸치 볶음에 텃밭에서 따온 이제는 여기저기 상해 가는 상추에 밥을 싸 먹으면 여기가 어머니와 같이 먹던 식탁이 된다.

방축천과 제천이 만나는 곳에 있는 사무실에서 나와 한 바퀴 돌았다. 풀들이 부쩍 자라 있다. 들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농도 짙은 색들에 눈이 간다.

여름이 되면 집으로 간다. 계절들을 다 지내며 좋았던 날들과 미세먼지로 집에만 박혀 이 동네는 못살겠다며 구시렁대던 날들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상큼한 아침기운과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산책하며, 이제 여름을 좋아하게 될 듯하다.

올 때의 새롭던 기분이 다시 돗는다. 일 년을 보낸 세종. 많은 것을 담고 간다. 굿바이 세종. 아직 한 달 이상 남았지만 마음은 벌써 떠난다.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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