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결핍을 강요하는 사회

김혜진의 '동네 사람'

by 한결

김혜진 작가의 '동네 사람'에서 보는 대중의 폭력

민병식


김혜진(1983 ~ ) 작가는 대구 출생으로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치킨런'으로 등단,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으로 ‘어비’, ‘너라는 생'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중앙역‘, ’딸에 대하여‘등이 있다. 중앙장편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대산문학상, 2021년 2022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바 있다.

사진 네이버


작품은 작가의 소설집 '너라는 생활'에 실려있는 단편 소설이다.


'나'와 너’라는 두 명의 여자가 있다. 둘은 함께 산다. ‘나’와 ‘너’는 여자 둘이 함께 산다는 이유로 동네에서 신분이 확실치 않은 사람으로 여겨진다. 동성애자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거다. 어느 날 ‘너’는 동네 빵집 앞에 주차를 하다가 실수로 폐지 줍는 할머니의 짐을 치어버린다. 다행히 할머니는 다치지 않았으나 폐지가 할머니가 데리고 다니는 개쪽으로 넘어졌으나 개는 멀쩡이 걸어갔다고 한다. 할머니와 할머니가 데리고 다니던 개가 다치지 않았으나 할머니에게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보자고 했고 할머니는 거절했다. 할머니와 개가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한 ‘너’는 청심환이라도 사드시라고 현금 오 만원을 위로 차 건네주고 돌아온다.


얼마 후 동네 반상회에 참석한 ‘나’는 이웃집 201호 여자로부터 ‘너’가 할머니와 개를 차로 치고 그대로 방치한 사람이라는 것이 소문이 나있다는 말을 듣는다. ‘너’는 할머니를 찾아 다녔으나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동네 빵집을 찾아가 남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잘 몰라요. 그 할머니한테 가서 물어보세요. 당사자 들이 해결해야지 왜 여기 와서 그래요.”」

-본문 중에서


‘너’는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일을 아무에게나 말하냐고 따져 묻지만 빵집 남자는 과일케이크를 넣다 말고 이렇게 말한다.


「“아무한테 라니. 내가 이 동네에서 몇 십 년을 살았는지 알아요? 이십 년이야. 이십 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 그리고 사고를 냈으면 사람이 다쳤는지 확인을 해야지. 누가 그렇게 돈으로 입막음을 해요.”」

- 본문 중에서 -


‘너’가 청심환이라도 사 드시라고 드린 오만원의 관심은 어디에도 없다. 나쁜 사람이 되어버린 ‘너’만 있을 뿐이다. 나중에 또 어떤 일이 일어나면 동네 사람 들은 또 ‘나’와 ‘너’를 주목할지 모른다. 결국 ‘나’와 ‘너’는 수도 없이 지나다녔던 그 길에서 늘 편안함을 느꼈던 그곳에서 ‘나’와 ‘너’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오싹함을 느낀다.


여자 둘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집을 얻을 때도 부동산에서는 신혼부부나 애 키우는 가족들이 신분이 확실한 사람이란 말을 했고 결국 동네 사람들에게도 신분이 확실치 않은 사람이 되었고 수군거림의 대상이 되었다. 아마 자매라고 해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을까.


필자 또한 아파트에 살면서 알고있는 동네 사람이 거의 없다. 기껏 안다고 해봐야 가벼운 목례로 인사하는 부모님 연세 정도 되는 어르신 몇 명이다. 그 이외에는 누군가와 인사할 필요성도 없고 인사를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 작품은 동성연애자에 대한 차별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지금시대 이웃이면서도 이웃아 아닌 사람들의 폭력을 말한다. 정작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색안경을 끼고 외관으로 판단하는 것, 믿지 못하며 존중하지 못하고 그냥 자신의 마음대로 무조건 이상한 사람을 만드는 현대 사회의 이웃의 결핍을 말하고 있다. 세상은 점점 비밀번호가 되어가는 사랑과 믿음, 이타, 어쩌면 부끄러움도 알지 못하는 양심의 결핍을 강요하고 있는 사회인지도 모른다. 중심을 잘 잡아야한다. 마음의 중심이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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