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가타와 류노스케의 '라쇼몬'

아쿠가타와 류노스케의 '라쇼몬', 보편타당한 도덕성을 말하다

by 한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 ~ 1927)는 도쿄 출생으로 일본 다이쇼 시대(20세기초, 1912-1926)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예술지상주의 작품이나 이지적으로 현실을 파악한 작품을 많이 써 신이지파로 불린다. 주로 일본이나 중국 설화집에서 제재를 취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라쇼몬', '코', '게사쿠 삼매경', '지옥변', '톱니바퀴'화'갓파' 등이 있다. 1927년 약물을 복용하고 자살했다.


이 작품은 헤이안 시대(794-1185)에 시체 들 틈바구니에서 만난 추악노파와 남자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저녁, 비를 피해 하인 하나가 단청이 벗겨진 라쇼몬(羅生問, 일본 헤이안 시대의 수도였던 교토의 남쪽 정문) 아래 서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교토는 지진, 화재 기근 등으로 매우 황폐해졌고 마침내 라쇼몬은 연고자가 없는 시체들을 버리는 장소가 되었다.


이 하인 역시, 며칠 전에 주인에게 해고를 당해 당장 굶어 죽을 처지에 놓여 있었는데 돌계단에 앉아서 굶어 죽을지 도둑질을 할지궁리를 하던 중이다.밤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자,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다락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다락의 시체들 사이로 한 노파가 불을 지피고 앉아 여자 시체에서 머리카락을 뽑고 있었다. 하인은 노파에 왜 그런 짓을 하는지 다그쳐 물었다. 그러자 노파는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들어 팔지 않으면 굶어 죽을 판이라 어쩔 수 없었고 자신이 머리카락을 뽑고 있는 여자는 생전에 뱀 고기를 말린 생선이라 속여 팔던 사람이라고 했다. 노파는 여기에 있는 죽은 사람들은 죄다 그런일을 당해도 싼 사람이라고 말하며 그녀가 가 굶어 죽지 않으려고 사기를 쳤듯이 자신이 머리카락을 뽑는 일을 이해할 것이라 말한다. 그러자 하인은 재빨리 노파의 옷을 벗기고 자신도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하는 것이니,원망하지 말라면서 매달리는 노파를 뿌리치고 옷을 빼앗아 어둠 속으로 달아난다.


이중적이다. 노파의 행위가 비상식적이지만 하인이 행동도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시체는 저항할 힘조차없는 미약한 무생물과도 같고 노파도 약자다. 약자가 약자를 갈취하고있는 사이 그 위에 해고당한 약자가 강자가 되어 옷을 뺏는다. 그들은 약자를 착취해 자신만 살아보겠다는 생각뿐이다. 작품은 누구나 지켜야 할 보편적 도덕성과 이를 지키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음을 지적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적이고 청렴한가. 말로는 도덕적이라고 하면서 내로남불의 행태를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약한 사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보다는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의 경쟁, 맨 앞 줄에 서 있는 것 은 아닌지 사회 지도층, 정치인, 일반 국민 할 것없이 모두가 각자를 돌아보고 점검해봐야야할 시기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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