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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시가 있는 하루

by 한결

봉숭아

한결


골목길 한 귀퉁이

빨갛게 물들은 추억 위로

꽃 잎 내린다

고향 옆집

금자 누나가 말해주었던

비밀 하나


첫 눈 내리는 날까지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새끼손가락 위 봉숭아 잎

그날 내 가슴은

빠알게 부끄럼 물이 들었다

사진 전체 네이버


[시작노트]


어린 시절, 고향에선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는 것이 유행이었는데요. 저도 옆 집 누나들이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주곤 했답니다. 손톱의 봉숭아 물이 첫눈 올 때까지 남아있으면 첫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입니다. 고고하고 숭고한 꽃, 봉숭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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