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여행 에세이] 경기도 다낭시를 가다 2
2일차 (2025. 6.28.금)
1.다낭 오행산 관람
이제 둘째 날, 본격적 여행의 첫 날이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는데 내가 가본 아시아 어떤 다른 나라보다 내 입 맛에 맞았다. 배불리 먹은 후 오늘의 첫코스는 마사지, 오늘 간 곳은 여행사 패키지에 들어있는 것으로 한 시간 정도 받았는데 가이드가 발 맛사지를 전신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무언가 대우를 받는다는 기분, 바로 그게 서비스 정신이고 고객을 위한 마음이다. 실로 오랜만에 받는 마사지다. 한국에서는 마사지 받을 시간도 없었다. 시간보다는 정신적 여유가 없다고 하는게 맞을 듯하다. 여행은 이래서 좋다. 내 세상의 복잡함을 잠시 잊고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 여행의 참맛이다.
오늘의 첫번째 코스는 오행산이다. 오행산이라고하는 이름은 베트남 응유옌 왕조의 '민망' 황제가 지은 것이라고 하고 대리석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다섯 개의 산 봉우리를 말하는데 우주를 구성하는 화, 수, 목, 금, 토의 5개의 행성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오늘 가는 곳은 오행산 중 가장 높고 아름답다고 알려진 '수산'이다. 산에 오를 때는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날이 더워 그런지 얼마 안되어 숨이 턱턱 막힌다. 수산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거대한 동굴 6개와 동굴 속의 동굴, 다양한 제단과 불상, 4개의 불교사원과 탑이 곳곳에 있어 골라보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불교 유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교, 베트남 민간 신앙 등 이 결합된 것으로 보였다. 이곳 저 곳 보다가 어느 동굴에서 신선 두 분이 장기를 두고 계시길래 훈수를 두어 드렸다.
"요렇게 두면 어떨까요?" 했더니 맞은 편 산신령님이 "야! 너 저리가" 라고 손가락으로 나가는 방향을 가리키셔서 혼날까봐 잽싸게 도망나왔다.
2. 호이안 바구니 배 타기
투본강에서 배를 타고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호이안으로 간다.다음은 호이안 바구니 배를 타러 간다. 한 바구니에 2명씩, 구명조끼를 착용 후 배를 타고 가는 중 사공 아저씨가 자꾸 집사람을 보고 이쁘다고 한다. 알고 보면 바구니 배에 탄 여성들 에게는 뚱뚱하든 할머니든 100퍼센트 예쁜 거다. 영혼없는 사공 아저씨의 멘트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유유히 흐르며 주변풍경을 감상하다 보면어느새 노래하는 아저씨가 있는 무대가 나온다. 스피커 까지 연결하여 마이크를 들고 열심히 노래하시는 아저씨, 우리 사공 아저씨는 무대 앞 봉에 배를 아예 줄로 묵는다. 팁을 줄 시간인 듯 하다. 집 사람이 노래부르는 아저씨께 1불을 드렸다.
다시 선착장으로 거의 다 돌아와 '돌아 돌아' 우리 바구니를 뱅뱅 돌려 준다. 나름 위험하지도 않고 재밌다. 수고하신 아저씨게 1불을 드리며 감사를 전했다. 오면서 가면서 한 아저씨가 '아싸'를 외치면 주변에 다른 아저씨 들이 '가오리'로 추임새를 넣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배가 흘러간다. 배트남 사람 들은 흥이 많은 민족인듯하다. 하루 종일 바구니 배를 젓고 노래를 부를텐데 뙤약볕에서도 즐겁게 일하는 것을 보면 아무리 직업이지만 흥이 없고선 할 수가 없을듯하다.
3. 호이안 올드 타운 투어
다음은 호이안 올드타운 투어로 첫번 째 호이안에서 제일 오래된 주택인 '풍흥의 집'이다. 1820년대에 지어진 풍흥의 집은 호이안이 국제무역항으로 자리잡고 있을 때 엄청난 부를 축적한 '풍흥'이란 사람이 지은 집이다. 내원교를 지나 광조회관이다. 중국의 광둥성 상인을 위해 건축된 곳으로 신앙의 장소이며 모임의 장소였다. 안에 관우의 사당이 있고 후원에 벽화가 있다. 노란색이 즐비한 거리에 빨간색의 광조회관이 베트남 속의 중국을 느끼게 해준다. 정문에 화려한 용 조형물 이 있는데 도자기 조각을 이용해 모자이크 문양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다. 얼마나 중국 등과 무역이 활발했으면 중국 상인들의 건물까지 있을까. 호이안이 국제무역항으로 꽤나 이름을 날렸을 시절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턴키의 집은 호이안에서 최초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호이안의 재벌이었던 중국인 턴키의 집이라고 하며 관광지에서 명함을 붙이고 오면 부자가 된다는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집이다. 아기 자기한 맛이 있는곳으로 호이안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겠다
4. 씨클로 투어
이제 시클로를 타고 호인안 올드타운을 둘러볼 차례다. 한 대에 한 명만 태운다. 이게 자전거처럼 발로 페달을 밟아 나아가는 이동수단이라 손님을 잘만나야할 듯하다. 덩치 큰 사람을 태우는 아저씨는 다리가 힘들겠지. 복불속이라 심하게 육중한 사람은 팁을 더 주어야 형평성에 맞을 듯하다. 근데 이게 차도와 인도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수많은 인파와 시클로가 진행하는거라서 조심해야한다. 시클로는 경적이 없다. 대신 아저씨가 입으로 '삐비삡삡'하고 소리를 낸다. 신기하게 알아듣고 다 비켜준다.
어떤 서양인 여성이 못들었는지 계속 삐빕을 외쳐도 안비켜주길래 내가 크게 "삐빕삡삡 삡삡" 하고 외치고 딴곳을 쳐다봤더니 그여자가 눈이 휘둥그래져 날쳐다본다. 뒤에 있는 아저씨가 킥킥대고 웃으신다. 그날 나와 아저씨의 "삐빕삡삡" 돌림노래가 울려퍼졌다. 나도 모르게 저전로 '삐빕'소리가 나오는 것이 은근 중독성있고 재밌다.
5. 소원배 타기
쪽배에 우리 일행인 나, 집사람, 아이들 외삼촌, 외숙모, 이렇게 네명이 탔다. 투본강 코스를 어느 정도 진행을 하다다 적당한 곳에서 초에 불을 붙이고 소원등을 강에 내려놓고 각자의 소원을 비는 것이다. 난 군대에 가있는 아들의 건강과 무사 전역을 빌었다. 베트남 날씨가 아무리 후덥지근하고 더워도 군대에서 고생하는 아들의 무더위만큼 하겠나. 갑자기 콧등이 시큰해지며 보고 싶다. 소원배 타기가 끝나고 가이드가 호이안 야시장을 둘러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 현지 커피숍을 찾아 시원한 커피 한 잔 들이키며 쉬기로 했다. 더워서 찜닭이 될것같은 날씨에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 들어가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호텔로 돌아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쉼없는 일정이지만 베트남이란 나라의 아주 조금이라도 눈으로, 그리고 귀로, 입으로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다. 아마 집으로 돌아가면 한동안 이 베트남의 맛과 멋을 마음으로 느끼고 싶을 것이다.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호이안의 야경, 역시 베트남 오길 잘했다.
사진 이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