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의 삶 가꾸기

손보미 단편 '임시교사'

by 한결

손보미 작가의 단편 '임시교사'에서 배우는 다양한 삶의 방식

민병식


손보미(1980 ~ )작가는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2011년 소설 '담요'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하였고 소설집으로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디어 랄프 로렌', 중편소설 '우연의 신' 등이 있으며, 2012, 2013, 2014년 3회 연속 젊은 작가상 수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작품은 2015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으로 작가의 소설집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에 실린 단편이다. 소설은 P부인이 날씨가 좋은 오후에 낮잠에서 깬 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오면서 시작된다. P부인은 공터의 가장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아이와 함께 앉아 오후의 여유를 즐긴다. 아이가 버릇없는 행동을 할 때면 가만히 다가선 후 “착한 아이가 아니구나”라고 하며 경고한다. 아이는 그녀의 아이가 아니다. 그녀는 아이의 보모였다.


P부인은 학교의 임시교사 였다. 그녀는 ‘임시’교사로 그녀를 필요로 하는 학교에서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것으로 동생의 학비와 결혼자금 그리고 정비소를 차릴 때 사업자금까지 대준다. 부모 역시 그녀에게 기대기만 한다. 넉넉지 않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으므로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결혼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그녀의 수업을 집중해서 잘 들었고 교사로서 능력이 모자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임시’교사였고, 정교사가 복귀한 뒤 실직했다.


그 뒤 그녀는 아이를 돌본다는 조건으로 어느 가정에서 일하게 되었다. 아이 엄마는 남의 집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편하게 지내라고 하지만 그녀는 차를 마시거나 사과를 먹지않고 라디오를 켜거나 전화를 하지 않는 등 사소한 행동조차 하지 않는다. 아이 보모의 임무 또한 충실히 수행한다. P부인 덕택에 아이 부모는 아이 할머니의 치매 수발, 부부의 일 폭탄에 따른 아이 양육의 어려움도 P부인이 없었다면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가족에게 녹아들면서 가족처럼 살게 된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서재의 책을 꺼내 읽기도 하며 그러나 자신이 가족이라고 생각했기에 보수를 더 받지 않고도, 온 몸에 파스를 붙이 가면서도 아이를 돌보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본다.


보모 시절 부부싸움을 하는 부부에게 싸움하는 것을 아이에게 노출하는 것이 안 좋다고 하자 젊은 아내는 자신에게 충고를 다 한다는 식으로 한다며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남편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부는 그녀보다 자신 들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특권의식의 발로로 참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할머니의 병세가 호전되고 바빴던 부부의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후 아이 엄마의 눈에는 p부인의 행동이 점점 거슬리기 시작했고 가족처럼 누구보다 좋은 보모였는데, 그렇게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P부인

은 해고되었다.


나중에 아이의 어머니가 주변 사람들 앞에서 그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녀는 P부인의 도움을 인정은 하지만 “그분요? 음······ 좋은 분이세요.”라는 간단한 말로 p부인을 정의한다.


그러나 p부인은 젊은 시절 ‘정식 교사’가 되지 못했던 것에 아쉬워하지도 않고 결혼도 하지 않고 뒷바라지를 했지만 자신을 외면하는 남동생 부부를 원망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외부에서 바라보듯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냥 받아들일 뿐이다. P 부인은 자신의 삶을 위해 집중해야 하는 것들을 포기하고 자신의 남동생과 부모, 젊은 부부와 그 자녀, 할머니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았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억울한 마음은 없는 것일까. 혹시 그녀는 자신의 꿈과 희망도 쟁취하지 못한 인생의 낙오자는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내 의지와는 반대의 결과도 허다하고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일도 많다. 그때 마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불평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를 표출하며 살 것인가. 어떤 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내려좋고 그저 착하고 성실하게만 살아온 그녀에게 남는 것이 무엇이 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시각은 그녀는 그녀의 생각대로 삶을 선택

했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작품을 통해 이기적이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감사와 겸손, 안분지족의 마음을 가지고 기품 있는 삶을 지키려고 한 한 사람의 삶을 배웠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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