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은 1980년대 지금의 경기 부천시 원미동 23통 5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원미동 사람들' 두번째 이야기로 부천 원미동에서 몇 년간을 살았던 양귀자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인데 소설은 각각의 이야기지만 동시대에 원미동이라는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M식품회사를 다니던 진만아빠는 원미동으로 이사를 온 후 부평공장으로 전보 발령을 받은 지 몇 달 안되어 해고를 당한다. 게다가 아내의 양품점 사업까지도 망해서 ‘전통문화 연구회’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회사에 취업을 했지만 실은 세일즈 맨이다. 말주변이 부족한 그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말을 걸지도 못한다.
당신은 나가 돌아다니니 오히려 속을 편할 것이다. 전세를 빼서 국밥집을 해보는 것은 어떠냐, 공단 앞에 허름한 식당은 월수 백이 넘는다더라. 은혜 아버지 회사는 보너스도 육백프로 준다더라. 은혜 엄마가 부럽다. 얼마라도 융통을 해와야 전기세, 물세내고 진만이 신발도 다 떨어졌다 등 아내의 하소연은 끝이 없다.
“막힌 하수구를 뚫으면 더러운 물이 깨끗하게 흘러내려가 버리지요. 바로 그것입니다. 막힌 입을 뚫으세요. 연습 삼아서 딱 한 번만 후련하게 말을 쏟아내 보세요.”
실습 대상을 찾아 이막힌 입을 뚫으라던 회장이 한 말을 기억하지만 실습 대상을 찾을 수 없다.
진만 아빠는 보름을 막힌 하수구처럼 보낸다. 어느 날 대합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연습대상을 물색 중 누가 옆자리에 앉아 주기만을 기다리면 진만 아빠에게 어떤 한 남자가 나타나 옆 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한숨을 쉬며 담배를 꺼내들더니 진만아빠에게 라이터가 있냐고 묻는다. 그는 터미널 소속 짐꾼이었다. 진만 아빠는 이 때를 노려 실습에 도전하고 짐꾼은 끝까지 진만아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잠시 후 떠났던 짐꾼이 돌아오더니 자신이 ‘권씨’ 문중의 종손이라며 제사가빨리 돌아오니 촛대를 하나 사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권씨’가 자신의 신세한탄을 늘어놓는다. 여태까지 집 한 칸 장만 못했느니, 지금까지 안 해 본 것이 없느니, 고향마을에서는 ‘권씨’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느니, 이렇게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 들어준다.
작품은 말하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전부가 될수 될 수 있으며 작은 도움이 어떤이에게는 삶의 희망이 되기도 하고 어떤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되고 희망이 생긴다고 말이다. 우리는 타인의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려고 했는가. 모르는 사람은 고사하고 이웃, 동료 심지어는 가족에까지 마음은 타인이 아니었는지 각박한 세상을 스스로 더 각박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닌지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