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조금 더 따뜻해지기 위해
박서련 단편 '총(塚)'
[문학칼럼] 박서련 단편 '총(塚)' 이 말하는 온기
민병식
박서련(1989 - )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등이 있고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등과 에세이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박서련 작가가 20대에 쓴 첫 번째 소설집이자 ‘호르몬이 그랬어’에 실린 단편으로 한 남자와 납골당에 자리한 그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한 남자가 버스를 타고 납골당으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집 주인 몰래 자신의 연인을 집에 데려와 살았다.
방송 보조로 일하는 그는 몇 달째 월급이 밀린 상태였으며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연인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연인인 여자는 새벽에 기사식당 서빙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집주인에게 들킬까봐 남자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불도 켜지 못하고 숨죽인 채로 살아가야 했다. 어느 날 연탄 냄새가 나지만 동거하는 걸 들킬까봐 주인에게 묻지도 못한다.
연인은 싸운다. 그리고 하루를 밖에서 보내고 들어왔을 때 여자가 죽었다. 집주인이 빨래를 말리기 위해 피운 연탄으로 인해서 말이다. 그는 불을 켜지 못한다. 다리에 걸리는 차갑고 딱딱한 무언가, 양말을 축축이 적시는 무언가. 남자가 불을 켰을 때, 여자는 죽어 있다. 죽을 때도 들킬까봐 이를 악 물었는지 토사물과 허리춤에 굳은 오줌이 슬프게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다. 지금까지의 불행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두 사람은 언젠가 바다에 가서 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목욕탕 사물함보다도 작은 곳에 그녀를 보관해야 하는 처지, 납골당의 관리비도 지불하지 못하고, 여자를 위해 남자는 납골당에서 그녀를 꺼내 온다. 납골당에 돈을 낼 수 없어 자유를 주려고 하는 것이다.
가방에 유골함을 담아 덜덜 떨며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겨우 시간에 맞춰 부산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을 때, 그는 가방을 잃어버렸다. 택시에 놓고 내렸는지 기차 발권을 할 때 잃어버렸는지 언제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가 탄 기차가 도시를 벗어난다.
작품은 미래를 내다 볼 수 없는 지금의 젊은 세대 이야기이도 하다. 착하고 성실한 젊은 청춘의 사랑이야기, 불우한 성장과정을 거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거친 세상을 버티어왔던 연인 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지지 못해 추운 겨울처럼 시린 삶이 조금 더 따뜻해 지기위해, 아니 함께 지탱할 수 있는 온기를 나누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책의 한 소절 '죽어서도 세 들어 살고 싶지는 않아.'라는 말이 가슴을 두드린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 사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