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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시대.

by sungwhanss

4년 전 이맘때쯤,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 책을 읽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습니다. 언젠가 사업을 한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시작하리라고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성공한 사업가이면서도 그저 자연을 사랑하는 등산가로 살아가는 이본 쉬나드. 그의 인생 이야기와 파타고니아의 운영 철학은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이미 그 현실을 살아내고 있으니까요. 파타고니아는 꿈 같은 이상을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는 브랜드입니다.


우리는 왜 일하고, 왜 돈을 벌고, 왜 매일 아침 눈을 뜨는가.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이 질문들을,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자주 잊고 살아갑니다.


한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마치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통상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라고 말합니다. 돈을 벌기 위한 조직이며, 효율과 이익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이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일반적인 생각일 겁니다. 그러나, 질문하고 싶습니다. 정말 기업은 이윤만을 추구해야 하는가?


물론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조직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니까요. 소비자에게는 좋은 제품을, 투자자와 임직원에게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야 건강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오직 이윤만을 기준 삼아 움직일 때, 모든 의사결정은 수익성이라는 하나의 잣대에 종속됩니다. 회사가 주주만을 위해 존재하게 되는 거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익을 왜 추구하는지, 그 목적과 방향, 철학이 더 중요합니다.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되, 동시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우선적 목표가 되어야겠습니다. 그 가치란 회사마다 정한 철학과 비전에 따라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회사 존재의 이유겠죠.


한 사람의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해 세상에 존재할까요? 아마 대부분 그렇다고 답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돈이라는 가치는 무거워지고, 그러다 보니 그것에 의한, 그것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돈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합니다. 나의 삶, 나의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은 생존의 문제니까요. 돈이 없다면 삶이 지속 가능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죽고 사는 문제가 될 만큼 중요한 게 돈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는 왜 돈을 버는가 - 먹고 살기 위해서.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이 본질적인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돈을 벌지만, 돈을 버는 것이 삶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삶의 목적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가는 삶에 갇히고 맙니다.


나 자신이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어떤 가치를 세상에 전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어떤 기준에 따라 살며, 삶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을까요. 그 모든 것이 돈이라면,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윤 추구인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이 곧 능력이 되고 행복의 기준이 되는, 자본에 의해 평가받고 비교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는 분명 삶을 지탱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가난을 벗어나 풍요로움이 늘어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방향을 잃고 불안해하며 행복하지 않습니다.


기술은 발달하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비교와 혼란, 방황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울과 무기력, 고립의 감정은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증상이 되어가고 있죠.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는 내가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함께 묻고 나눌 공간이 필요합니다.


정답에 도달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나다운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커뮤니티 말이에요. 비교하기를 멈추고, '좋아 보이는'에서 '좋아하는'으로 시선을 돌리고, 내면을 마주하며 여행자들이 자신만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온더저니클럽이 그런 공간이 되기를 꿈꿉니다.


끝으로, 죽은 시인들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문장이기도 하죠.

"And medicine, law, business, engineering, these are noble pursuits and necessary to sustain life.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se are what we stay alive for."
–「Dead Poets Society, 1989」


내가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지 답을 찾는 것은 어쩌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찾아낸다면, 오히려 인생은 심플해집니다.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인생에서 기준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설령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류에 속하지 못하더라도, 그만의 물결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습니다. 그 물결이 모이고 커지면 어느새 파도가 될 수도 있고요.


우리 모두 각자의 WHY를 찾아, 의미 있는 파도를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