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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Sep 08. 2018

창의성을 지휘하라 / 독후감1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에드 캣멀의 픽사/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이끌기 위한 고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창의성을 더욱 이끌어 내야만 하는 애니메이션 작업 특성상 그의 경험과 깨달음은 매일 창의성을 위해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혼자만의 시간을 계획하여 진중하게 창의성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려해도 딱히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없고, 멍하니 답답하다면 좋은 실마리를 얻기에 충분하다.



 에드 캣멀이 가장 창의성이 절실했던 때는 대학에서 진로를 고민할 때도 아니였고, 회사의 자금이 모자라 경영이 궁색했던 때도 아니였다. 본인이 처음 세웠던 목표인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제작하여 개봉까지 한 이후 성취감과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였다.

성취감 이후 알 수 없는 상실감은 반대로 창의성을 지휘하기 위한 계속되는 노력으로 바뀌어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무조건 창의성을 갖춰야 한다' 식의 접근보다 캣멀식의 솔직한 감정 표현인 '성취감 이후의 허전함'으로 다가와 책 머리말에서 우리는 창의성을 갈망할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를 갖는다.



 이외에도 에드 캣멀의 친절한 뒷 이야기로 우리는 몇 가지 팁을 더 얻을 수 있다.

첫째,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는 픽사의 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 등과 디즈니의 겨울왕국이 어떤 섬세한 기술들, 수고와 인력으로 만들어 지는지

둘째, 그렇게 바쁜 스티브 잡스가 어떻게 애니메이션 사업까지 할 수 있었는지

셋째, '브레인 트러스트''솔루션 그룹'과 같은 실용적이며 다양한 경영전략들을 실제적인 상황과 함께 이해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제작은 수백 명을 움직여야 하는 프로젝트로 각 단계마다 혼란에 봉착하기 쉽다. 작품의 품질이 목표여야 하지만 품질의 디테일만을 고수하게 되면 전체적인 스케쥴과 과도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중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동료들과의 인내심과 솔직함이 필요하다. 이를 끌어내기 위해 캣멀은 창의성을 지휘한다.

 백 배 동감스러운 부분은 이를 혼자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픽사 초창기부터 함께 한 존 래스터와 같은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점이다.



 책의 중반부에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않되며, 실패를 통해 배우라'하는 여느 책과 같이 실패가 언급되지만,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으면 훨씬 더 나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 실수란 바로 실패를 피하려는 욕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마음을 그것도 속마음을 뜨끔하게 했던 문장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인정하기 힘들어한다. 무작위적인 상황이 닥쳐오면 혼란에 빠진다. 항상 계획대로 상황이 이루어진다면 창의성은 필요없다. 하지만, 우리의 능력 또한 무한한 잠재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을 확인하기 전에는 온갖 두려움이 머릿속을 꽉 채우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정리한다면 상황의 무작위성은 창의성의 산실이 된다.

 여기까지는 대체적으로 많이 접했던 또한 접할 때마다 교훈적임과 동시에 쉽게 잊혀졌던 내용일 따름이지만, '인간 두뇌의 심성모형'을 이해하게 된다면 조금더 오랫동안 상황의 무작위성에 대해서 창의롭게 대처할 수 있다.

'인간 두뇌의 심성모형' 이란 인간은 눈앞에 보이는 정보를 대부분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한다. 하지만, 인간 두뇌는 두뇌가 형성한 심성모형에 의해 부족한 세부 정보를 즉시 보충해 넣는다. 이와 같은 '인간의 심성모형'은 상황이 시작되기도 전에 선입견을 만들며 우리가 가야할 반대 방향으로 가게 한다. 머릿 속에서 해답이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심성모형을 지워야 한다.



 창의성은 딱딱하며, 형식적이며, 수직적인 소통 체계에서는 발현되기가 어렵다. 주변 모든 곳에서 창의성은 필요하다. 창의성과 나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진 않지만, 캣멀의 조언과 같이 직원과 지난 주말 지냈던 일을 서로 나누는 진심어린 대화부터 창의성은 시작된다. 창의성은 세상 모든 곳에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자기개발서는 이 책으로 족할 것 같다.


책 읽은 기간 : 2015년 3월 23일부터 4월 7일까

책 읽은 방법 :  439페이지를 14번에 걸쳐 읽음

책 선택 동기 : 아이들이 보고 또 보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픽사는 어떤 회사일까 궁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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