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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Mar 19. 2022

No More Work /독후감187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에 출근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시작된다.

침대 위에서 몸풀기, 양치질하기, 물 한 잔 챙겨 마시기 등등등. 

재택 근무일 경우에도 기상 후 노트북 전원을 켜는 와중에 나름의 프로세스로 일할 준비를 한다. 하루 중 1/3의 취침시간을 제외하면 우리 삶의 기저에는 일이 깔려 있다.

 아니다!! 어쩌면 일을 하기 위해 잠을 잘 수도 있으니 하루 종일 일을 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유용有用한 일’이라 생각하는 와중에 4차 산업혁명이 코앞이 아닌 이미 우리의 삶에 녹아나리고 있는 지금에 [NO MORE WORK] 라는 책을 피할 순 없었다.




 고된 일은 더 이상 높은 소득을 약속하지 않는다.

 고된 일은 좋은 인성의 함양과 비례관계에 있지도 않다.

 힘든 일은 괴로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노동시장이 고장 났다고 말하는 이유는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방법으로 기회와 소득을 배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이 선택한 일은 개개인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한다. 

이것이 현대의 본질적인 요소이다. 동의하십니까?


 기계적 진보에 의해 얻게 된 생산성으로 세상에는 우리 모두가 종사할 만큼 충분한 일자리가 없다. 매 해, 매달마다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생산하는 양은 오히려 늘어난다.

 자본주의의 위대한 성공이 노동시장을 완성시킨 결과 노동이 무의미해지고, 쓸모 없어졌으며, 주류에서 밀려났다. 대침체는 공식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고용은 회복되지 않는다. 일자리에서 순증가는 없었다. 이제부터는 어디에서 일자리가 나올 것인가?

 오늘날과 같은 탈공업화 사회에서 거의 대부분의 일자리는 3차 산업 일자리, 즉 서비스 일자리이다.


 노동생산성의 이익이 더는 노동의 수요를 증대시키지 않고, 완전고용은 공공 지출, 주로 전쟁의 함수라는 예전과 다를 바 없다. 꼭 전쟁을 치르는 예전 같다.

 추가로 한 가지 마음 아주 아픈 점은 지금의 생산성과 함께 지구 환경이 초토화되는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사실에 동의하십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노동시장의 기준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그 일을 한다. 그래서, 작가는 “No More Work!!”라고 외친다.


 다음에 따를 질문은 당연히 다음과 같다.

‘우리는 왜 일을 멈출 수 없는가?’ 왜 모두들 무언가에 설득당한 것처럼 자신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을까? (TV에서 자신의 직업은 ‘세상을 위한 가치 있는 일’ 혹은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는 인터뷰 답변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질문도 피할 수 없다.

‘현재의 일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는 무엇이 들어설까? 우리는 일 대신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느끼기로 작가도 전 세계를 구제할 제도적인 해법은 없는 듯하다.

작가가 제기한 가장 큰 문제는 이미 망가져버린 노동시장이 아니라 ‘일이 필요 없다’는 필연적인 변화를 우리 모두가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일하러 가지 않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일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여전히 우리는 일이 해결책이 아닌 문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O MORE WORK]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답답한 세상을 넘어설 활력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상상하도록 우리를 고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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