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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Mar 04. 2023

보물섬 /독후감235

정통 어드벤처 소설!!

 컨디션이 안 좋은 한 주를 시작하는 와중에 화요일이 되어서야 책을 처음 펼친다.

화수목금 남은 4일 동안 과연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물리적으로 책 읽는 시간은 충분할까? 누워서 첫 페이지를 펼쳤다. 서문이나 판본과 삽화에 대한 설명 없이 바로 소설이 시작된다. 어렴풋이 어릴 적 TV만화에서 보았던 외다리 실버 선장과 앵무새를 기억해 냈다.


사자死者의 궤짝 위에 열다섯 사람

요ㅡ호ㅡ호! 또 럼주 한 병!


[보물섬]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선원들이 부르는 이 노래가 귀에 익숙해질 것이다.

‘어라! 나 아픈데 이렇게 책이 읽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재미있다!! 아는 맛이 더 참기 힘들다고 책 제목도 [보물섬]이고 내용도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에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지만 정통 어드벤처 소설로 정면 승부한다.



플린트라는 해적 선장이 숨겨놓은 보물지도를 발견한 영리한 소년 짐 호킨스는 지주 트렐로니와 의사인 리브지 선생에게 찾아가고 두 사람은 짐과 함께 보물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트렐로니는 브리스톨에서 큰 배를 구매하는 한편, 존 실버라는 요리사 등 선원들도 고용한다. 

드디어 배는 출항하고 주인공인 짐도 배 안에서 캐빈 보이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짐은 우연히 실버가 반란을 모의하는 것을 엿듣게 되고 배는 무인도에 도착하게 되어 실버를 주축으로 한 반란자 무리들과 선장, 지주 그리고 의사가 주축이 되는 집단이 보물섬에서 대치한다. 타고 온 배를 빼앗은 요리사 실버가 실버 선장으로 호칭이 바뀌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버 등 반란자들은 지도에 따라 보물 탐사에 나서고 마침내 보물이 묻혀 있다는 지점에 도착했지만 이미 보물은 없어진 상황에 낙심하다 못해 분노하는 순간, 리브지 의사 일행이 그들을 습격한다. 반란자들은 처단당하고, 남은 사람들은 각자 보물을 나눠가지는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이다.


여기서 나는 기막힌 삼각관계를 접한다.

키다리 실버 선장의 양다리는 가히 비현실적으로 놀랍다!! 육지에 돌아가면 반란죄목으로 단두대에 처해질 실버 선장은 의사 일행에게 본인 죄의 감형을 위해 협조했다는 사실을 어필하는 동시에 자신을 믿고 반란에 가담한 선원들에게 금은보화를 찾을 수 있다고 부추기며 반란 무리의 우두머리를 자처한다. 양쪽에서 썸을 타는 실버의 말발은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이것이 플롯을 진행시키고 이야기를 긴장시키는 핵심이다.


[보물섬]이 어린이 명작 고전 소설로 남을 만한 충분한 이유도 찾았다.

우리의 주인공 짐 호킨스의 용기와 정직함이 바로 그것이다. 정직의 위대함이 소설을 위대하게까지 만든다. 짐은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도 바보는 아니에요. 제가 뭘 기대해야 하는지 잘 알아요.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크게 상관없어요. 당신을 만나고 나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는 걸 봤어요. 하지만 이거 한두 가지만은 분명히 말해야겠어요.”

보물섬에 타고 왔던 히스파니올라 호를 반란 선원들이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배를 갖다 놓은 후 적의 소굴로 바뀌어 버린 오두막집에 제 발로 찾아간 상황에서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행동과 이야기를 분명히 말한다. 과연 나라면 짐처럼 말할 수 있었을까? 꼬마가 참 올곧다!!


그런 이유인지 짐은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Robert Louis Stevenson (1850~1894)에게 선물을 하나 받지 않았을까? 소년이기도 한 짐 호킨스는 보물섬 모험에서 누구도 자신의 손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 작가는 짐 호킨스가 고의로 사람을 죽이게 내버려 두지 않은 듯싶다.


그리고, 나도 작가에게 깜짝 선물 한 가지를 받았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책의 다음 수순은 작가가 쓴 다른 소설들이 무엇이 있나 찾아보는 것인데 이럴 수가!! 나만 몰랐나?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작가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란 것을 기억 못 할 수는 있어도 [보물섬]의 작가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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