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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원 Khan Lee Oct 09. 2020

미네르바 스쿨이 온라인 대학, 그리고 Zoom과 다른점

미네르바 스쿨의 Active Learning Forum에 대하여

'미네르바 스쿨'에 투자하고 나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의 유형은 다음과 같았다: 


1. 학교에 투자를 해서 어떻게 돈을 버는가?

2. 기존 온라인 대학과 미네르바의 차별점이 무엇인가? 


최근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추가적으로 받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3. Zoom을 통한 수업과 무엇이 다른가? 


이 포스트에서는 위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 스스로 정리한 답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미네르바스쿨"은 우리가 흔히 아는 온라인 대학과는 다소 다르다. 


창업자 Ben의 설립 취지가 하버드를 능가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대학 교육기관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단일방향의 강의 방식의 수업이 아닌, 양방향 토론 방식의 수업이 학습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하에, 이를 잘 이행할 수 있는 가상의 강의실을 Forum이라는 형태로 온라인 상에 만든 것이다.


Forum의 캡쳐 사진 (출처: https://www.minerva.kgi.edu/academics/small-seminars/)

이렇게 학생들의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이것이 모든 교수님 뿐만아니라 모든 수업참여자들에게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공간에선, 수업시간에 졸거나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어렵다. 


학생들은 강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수동적인 수업 모드에서 벗어나, 능동적 (active)으로 수업시간에 참여해야하며, 교수님 또한 학생들을 호명하며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의를 가한다. 미네르바 스쿨에서는 이러한 수업 환경을 active learning forum (능동적 수업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학교는 강의 내용 및 수업의 질을 회를 거듭할 수록 높이기 위해, 이를 녹화하여 서버내에 저장하고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과목의 수업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간다. 즉, 구조적으로 회를 거듭할 수록 교수나 교재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참여율을 개선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과목 수업을 마치 APP이 버전업이 되어 가듯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이다. 


"미네르바 스쿨"은 이러한 수업 방식이 50~200명의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일방적으로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오프라인 상에서의 수업 방식보다 학습효과가 뛰어나다는 다양한 근거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Active Learning Forum을 통해 진행되는 수업 방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그것이 온라인을 통해 사전녹화된 수업영상을 보는 것과는 상이하기에, 녹화된 영상을 보고 퀴즈들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기존의 온라인 대학의 교육 방식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실시간으로 교수님과 학생들이 접속하여 수업이 진행된다는 면에서 Zoom을 통한 수업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Forum이 Zoom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Zoom은 수업 내 참여 및 화면 공유 정도를 하는 기능이 전부고, 최근에 Zoom for Education이라는 교육용 Zoom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참여수 인원 제한을 풀고 교수님이 칠판에 쓴것을 공유하는 것 정도가 주요 기능이다.


반면에 Forum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부터 수업 참여 극대화를 목적으로 개발되었기에 다수의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접속하는 기능들은 물론, 실시간 투표, 소그룹 토론 진행, 임베디드 교재 (교재 내용을 Forum 내 탑재), 퀴즈등의 기능들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런 수업 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수업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Forum과 수업들을 회차를 거듭할 수록 업데이트 시켜 나간다.


Forum 내 실시간 학생 설문조사 기능 (출처: https://www.forbes.com/sites/tomvanderark/2019/04/08/minervas-innovative


소규모 그룹 토론 시간에서 교수님이 이런식으로 각 토론 참여 정도를 파악 가능 

미네르바 스쿨의 Forum을 활용한 수업 진행을 통해 학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성공 케이스들을 만들고, 이러한 케이스들을 기반으로 Forum 및 기타 지적재산권을 보유 중인 영리법인 Minerva Project, Inc. (https://www.minervaproject.com/)가 Forum을 도입하고자하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다년 라이센싱 계약을 맺는 것이 미네르바의 사업모델이다. 


나는 "미네르바스쿨"이 아닌 Minerva Project에 투자를 진행했다. (미네르바 스쿨은 4년제 정규 대학으로 하버드와 동일하게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중이다. 하버드 대 또한 Harvard Management Company라는 영리법인을 통해 하버드 대의 브랜드를 활용한 모든 수익들을 인식하는 중이다. 여기에는 운용자산 기준 40조원의 기금운용부까지도 포함된다.) 


Minerva Project, Inc.는 교육회사라기보단 최적화된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EdTech SaaS (Software as a Service) 회사로, price per subscription (구독당 객단가)가 매우 높고, 구독 기간이 다년간의 계약을 통해 매우 길다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 시대 속에서 이러한 사업 모델은 빛을 발하며, 전통교육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참고로 Zoom의 시가총액은 150조에 육박한다.)



하버드 대가 설립된지 400년 남짓이 되어가는 가운데, 

그동안 대학 교육의 범주하에서 많은 개선들이 이뤄졌지만, 

통신속도의 향상,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 새로운 교수법의 시도를 통해 근본적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대학등록금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고, 4년 동안이나 교육을 받은 사회초년생들이 졸업 후 학자금 대출금부터 갚아내는 것 또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고, 심지어 이를 금융공학을 통해 해결해주고자 하는 스타트업까지 탄생하고 영업중인 상황이다. 


만약 IT 기술이 대학등록금을 낮추면서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만약 오프라인 상의 비효율성이 응당 음식배달이든 이커머스등의 분야에서 이미 검증된바 있듯이,

교육 시장 내에서도 프로세스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면, 

그것은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꽤나 의미있는 거대한 물결일 것이고, 

나는 투자자이기에, 이것을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벤처투자를 통해, 

나도 이 물결 속에 조약돌 하나쯤은 던져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 투자를 진행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이 물결 속에서 의미있는 존재였다고 얘기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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