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날씨가 주는 풍요로움

깨끗함을 안겨주기 위해 비바람이 부는 것처럼

by 드림캡처 변성우

앗~! 비가 온다. 갑자기 엄청 오네. 어떻게 해. 내일 놀이공원 가기로 했는데...비오면 못 가는거 아니야? 왜 하필이면 오늘 비 오는 거야? 비 정말 싫어.

왜 그래? 난 비오는 게 좋기만 하던데. 저번에 들어보니까 아빠도 비오는 것 엄청 좋아하던데. 분위기 있다고.

난 싫단 말이야. 지금은 싫어. 내일 놀이공원 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비오면 못 가잖아. 난 항상 햇님이 웃음 짓는 맑은 날이 좋단 말이야. 왜 날씨는 이렇게 자꾸 바뀌는거야. 매일 햇님이 쨍쨍 비치면 좋을 텐데.

준아, 너 바다에 파도가 치면 좋아 싫어? 바다에 파도가 있으면 좋겠어? 없으면 좋겠어?

바다에 파도? 넘실넘실 거리는 거 그거? 있으면 튜브타고 노니까 재미있긴 한데 한 번씩 너무 심하게 파도가 다가오면 입이랑 코에 물이 들어가 너무 힘들긴 했거든. 있으니까 좀 무섭기는 해. 없으면... 튜브타고 노는 것이 재미있지는 않겠네. 넘실넘실 거리는데 튜브타고 있으면 출렁출렁 너무 재미있거든. 아~ 모르겠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 니 말이 맞아. 근데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면 있는게 낫겠지. 저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서 본 건데, 파도는 반드시 있어야 한데.


그래? 왜 있어야 한데? 파도가 없으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건가? 형아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궁금해지네. 어서 얘기해주라.

파도가 없으면 바다가 오염된다고 해. 거대한 바다가 오염된다고 적혀있었어.


뭐라구? 파도가 없으면 저 큰 바다가 오염된다고? 에이, 말도 안돼. 물이 더러워지는 이유는 더러운 쓰레기 때문이잖아. 근데 파도가 없으면 바다가 더러워진다구? 난 이해가 되지 않아.

나도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었거든. 나도 너랑 생각이 같았어. 근데 그 뒤에 설명이 나와 있더라구. 파도가 일어나는 순간 바다 속이 뒤집힌데. 바다 속이 뒤집히면서 깨끗한 물이랑 더러운 물이 섞이면서 더러운 물이 깨끗해진다는 거야. 물은 돌고 돌면 깨끗해 지나봐.

그래? 그래서 파도가 필요하구나. 파도가 우리 입과 코에 물만 먹이는 것은 아니네. 파도가 없으면 바다가 더러워지고 바다에서 재미있게 튜브 놀이도 못하겠네.

그렇지. 더 큰 파도는 바다 속을 더 크게 뒤집어서 바다를 더 깨끗하게 만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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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 근데 형아~! 날씨 얘기하다가 갑자기 바다 파도 얘기는 왜 꺼낸거야? 난 오늘 비와서 속상하기만 한데.

너 태어나기 전에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이렇게 제주도 여행을 간적이 있었어. 제주도 알지? 첫 날 제주도에 도착했는데 그날따라 비가 엄청 쏟아졌거든. 아빠가 운전하는데도 어려워 할 정도로 앞이 안 보이게 비가 엄청 왔어. 난 그 순간 하늘이 뚫렸는 줄 알았다니까.

정말? 하늘이 뚫린 줄 알았을 정도로 비가 많이 왔어?

그럼. 앞이 안 보이는 어마어마한 빗속을 뚫고 숙소에 도착했지. 밖에는 천둥번개소리가 들렸고 창문으로 보니 비는 계속 퍼붓고 있었어. 사실 나 그 때 엄청 무서웠거든. 잠든 사이 방이 떠내려갈 것만 같았어. 여행 왔는데 내일 어떻게 놀지 걱정도 되었구. 비가 이렇게 많이 오니까.

지금 딱 나와 같은 경우네. 오늘 비오니까 내일 놀이공원도 못갈 것 같고.

그때는 더 심했었지. 하늘이 뚫렸던 것 같았다니까. 그 때와 비교하면 오늘은 비오는 것도 아니거든. 근데 다음 날 놀라운 일이 벌어진 거야. 아침에 잠에서 깨어서 밖을 보고 깜짝 놀랐어.

아침에? 왜?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혹시 방이 떠내려 간 거야?

방이 떠내려 갔냐구? 아니야. 나도 그럴까봐 걱정되어서 밖을 봤는데 나가보니 눈이 부실 정도로 날씨가 좋은거야. 마치 파도가 있어서 바다가 깨끗해지는 것처럼. 어제 그렇게 퍼붓던 비도 그쳐있고 하늘과 땅이 정말 깨끗한 것 있지. 정말 신기하지?

정말? 우와 신기하다. 어떻게 그렇게 날씨가 갑자기 바뀔 수가 있지? 완전 최악의 날씨에서 최고의 날씨로. 나도 너무나 신기해서 아빠한테 물어봤었지. 어제는 비가 어마어마하게 많이오고 흐렸는데 자고 일어나니 마법을 부린 것처럼 너무나 깨끗해 졌는데 밤새 무슨일이 일어난 거냐구 물어봤어.

그랬더니? 아빠가 뭐래?


어제 우리를 힘들게 했던 비가 오늘의 최고 날씨를 만든 거래. 어제의 비가 없었다면 오늘 이런 날씨도 없는 거라고 하더라구.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데. 하늘이 뚫린 것 같이 내린 비가 어떻게 화창한 날씨를 만드는 거야? 비가 마법이라도 부린 거야?

나도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그 다음에 아빠가 설명해 준 것 듣고 이해가 되었어. 바다에서 파도가 하는 역할과 똑같았거든. 바다의 파도가 깊은 바다 속을 뒤집어 바다를 깨끗이 만들 듯이, 비와 바람도 더러워진 공기를 깨끗하게 씻어 준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주위에는 먼지와 안 좋은 공기들이 둥둥 떠다닌다고 하더라구.

그런 나쁜 공기를 비가 씻어주고 바람이 뒤집어주어 깨끗이 만들었던 거구나.


오~ 우리 준이 바로 이해한 거야? 정말 대단한데. 형아가 아직 설명도 자세히 안 해줬는데.

나도 그 정도는 알거든. 근데 형아, 왜 날씨는 꼭 내일 여행을 가거나 재미있게 놀려고 하면 안 좋게 변하는 거야? 너무 변덕스러워. 마치 우리가 재미있게 노는 것을 방해라도 하는 것 같단 말이야. 심술쟁이인가?


너도 그렇게 느꼈어? 나도 그런 적이 많았는데. 근데 날씨는 심술쟁이는 아닌 것 같아. 그렇게 나쁜 날씨를 주다가도 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기분 좋은 날씨를 선물해주는 것 같아. 아마도 날씨는 이런 좋은 날씨를 선물해주기 위해 변덕스럽게 구나봐.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가 있어야 좋은 날씨를 맞이할 수 있는가봐.

어...형아 말을 들어보니 그것도 맞는 것 같네. 하기야 나도 기분이 엄청 나쁜 것을 지나니까 기분이 왕창 좋아지더라구.


친구하고 싸우고 나면 친구하고 더 친해지는 경우도 많아. 땅도 비가 왕창 오고 나니까 처음에는 질퍽질퍽해서 싫은데 며칠 지나니까 엄청 단단해 지더라구. 신기하네. 뭐든지 좋은 것이 오기 전에는 나쁜 것이 먼저 오나봐. 날씨가 화창하고 좋기 전에 꼭 비바람이 일어나는 것처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형아 말이 맞는 것 같아. 슬퍼서 왕창 울고 나니까 기분이 오히려 좋아지는 것도 느꼈어. 걱정이 너무 되다가도 지나고 나면 걱정이 하나도 안되고.


자연도 그렇고, 우리들도 그렇고...이렇게 나빠지고 좋아지고를 반복하는가봐. 앞으로는 나쁜 것이 오거나 기분이 나쁘더라도 조금만 슬퍼하자. 곧 좋은 것이 왕창 온다는 신호니까.

그러자, 형아~! 오늘 좋은 것을 배워서 정말 다행이야.


“꿈을 가지게 되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이 시련이다!”라는 말까지는 아니지만 나쁜 것이 다가오는 이유는 그 다음에 좋은 것이 온다는 신호라는 것을 빈이와 준이는 어렴풋이 알아갑니다. 변덕스런 날씨는 자연이 가진 풍요로움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통해, 슬픔이 다가오면 기쁨이 곧 다가옴을, 화나는 감정이 일어나면 즐거운 감정이 오고 있음을 하나씩 깨달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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