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득찬 삶의 원래모습을 마주하며
저를 쏙 빼닮은 분신이 보이지 않아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발끝에서 시작되어 늘어졌다 줄었들었다를 반복하며 저와 항상 함께 했던
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의심이 가는 범인은 하나, 하늘입니다
저의 분신을 앗아간 하늘을 원망하며 뚫어져라 바라보았습니다
오늘의 하늘은 유난히 인상을 찌푸리고 있네요
짙고 얕은 회색으로 얼룩지워진 하늘이 오히려 저를 바라봅니다
찌푸린 표정을 대하니 제 인상도 저절로 찌푸려집니다
며칠전부터 하늘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습니다
하늘 너머의 세상에서 아무래도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나봅니다
하늘 아래의 세상에서 알 수는 없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음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런 적이 처음이 아니라서 그냥 놓아둡니다
이내 하늘이 가진 본모습,
푸른 빛깔의 바다에 하얀 솜사탕이 곳곳에 뿌려진 표정을 드러낼 것임을 알기에.
가끔은 어두운 표정으로 잔뜩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하고
가끔은 눈물 뚝뚝 흘리며 슬픔으로 온 세상을 센치하게 만들기도 하며
가끔은 비밀리에 만든 강한 바람을 몰고와 생명체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고
가끔은 마음에 들지 않는 뾰족한 그곳을 향해 섬뜩하고 강인한 창을 던지기도 하며
가끔은 옴싹달싹 못하게 세상을 하얀색으로 덮어버리기도 하지만...
하늘의 원래 모습은
하얀 스케치북 위 푸른 빛깔의 바다에 달달한 솜사탕을 흩뿌려 놓은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인상 찌푸리고 슬퍼하고 버럭 화도 내고
위험한 창으로 공격도 하며 하얀 색으로 세상을 멈추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마저 모두 잠깐 지은 표정일 뿐
하늘은 이내 환한 웃음으로 세상을 대합니다
삶을 바라보면
가끔은 인상 찌푸리고 있기도 하고
가끔은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다고도 느끼고
가끔은 혼자만 남겨졌다는 생각도 들며
가끔은 사방이 모두 막힌 골목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살아갈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을때도 있지만...
이는 잠깐 찾아온 불청객일 뿐,
삶의 본 모습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한 행복임을 알게 됩니다
찌푸리고 화나고 외로움은 잠시 지나가는 불청객일뿐
삶의 원래 모습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한 행복임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