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영업부서가 있다고 하면 호텔에서 근무해 보지 않은 주변 지인들의 경우 그런 부서가 있냐고들 되묻는다. 호텔에도 영업부서가 있다. 그리고 영업부서뿐만 아니라 시설부, IT 부 등 '호텔'하면 떠올리기 어려운 부서들도 생각 외로 많다. 호텔을 구성하는 부서들에 대해 보통 프런트 오피스와 백오피스라는 용어로 많이들 나누어 설명하곤 하는데(주로 호텔 경영학과 전공책 첫 쳅터에서 다룸), 여기서는 각 부서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메리어트, 힐튼 등 글로벌 체인 호텔들은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부서를 구분하기는 하지만, 개별 호텔마다 부서를 구분하는 방법이 조금씩 상이하고 호텔의 위치와 규모에 따라서도 차이점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도시 호텔과 휴양지 리조트의 부서가 다를 수 있고, 100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호텔과 500개 이상의 객실과 대규모 연회장을 구비한 컨벤션 호텔의 부서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이야기한다.
이그제큐티브 오피스(Executive Office)
호텔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 만약 오너사라고 한다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호텔에서 매일 업무를 보고 가장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총지배인(General Manager)이 더 합리적인 답이다. 이러한 총지배인이 포함되어 있는 부서(?)가 바로 이그제큐티브 오피스이다. 이그제큐티브 오피스라고 하면, 총지배인과 총지배인의 비서, 또한 몇몇 호텔/리조트에 있는 부총지배인을 포함하는 호텔 내 가장 적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부서이다. 종종 오너사에서 대표로 파견되어 나온 Deputy General Manager도 이 조직에 속하곤 한다. 조직도 상에서 이그제큐티브 오피스를 언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수뇌부라고 할 수 있다.
재경부(Finance & Accounting)
여느 기업에서와 같이 호텔의 재경부는 호텔 내의 재무와 관련된 업무를 전담한다. 예산의 편성과 집행, 감사 그리고 호텔 내 타 부서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공급하는 구매 부서도 포함된다. 글로벌 체인 호텔의 경우는 본사의 시스템과 스탠더드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물품도 정해져 있으므로, 구매부서가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물품을 찾고, 호텔 브랜드 스탠더드에 맞도록 유지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또한 글로벌 체인 호텔의 경우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정책 등이 항시 바뀌기 때문에, 재경부에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총지배인과 각 부서에 전달하여 정책에 어긋나거나 누락되는 일이 없게 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호텔에서 영업부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수의 국내외 기업들과의 연간 계약으로 안정적인 호텔 숙박이나 연회 사용에 대한 매출을 책임진다. 이 또한 시티 호텔과 휴양지에 있는 리조트 등 호텔 타입에 따라 영업 방식과 고객군이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목적은 동일하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호텔 매출(객실과 연회)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영업부서의 제1의 목표이다.
매년 연간 매출액과 호텔 점유율에 대한 수요예측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목표 객단가와 점유율을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각 Segment(기업, 단체, 여행사, 개인)에 맞춰서 세부 목표를 설정하여, 지정된 영업 담당자가분주하게 영업 활동을 한다.또한 기업 연회나, 개인 웨딩 등 여러 가지 연회행사를 유치하여 객실을 포함한 연회 매출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한다.
마케팅 (Marketing)
영업과 마케팅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호텔에서 마케팅 부서는 근래 들어 Marketing & Communication(PR)로 부르기도 한다. 호텔은 타깃 고객층이 구분된 산업이라서 예전에는 주로 바이럴 마케팅이나 기존 고객들만을 위주로 하는, 비교적 한정된 마케팅을 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호텔에 대한 고객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Social Media Channel의 발전으로 인해 훨씬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PR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특별히 최근 호텔들에서는 Digital & E-commerce Manager를 영입하여 SEO나 Keyword Searching 등과 같이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호텔의 노출과 유입을 늘리려는 추세에 있다. 또한 Social Media Channel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예전처럼 잡지나 페이퍼로 전달하는 방식의 PR은 줄어들고 있고, 실시간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약부 (Reservation)
예약부 또는 예약실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프런트 오피스 내에 포함되기도 했는데, 현재 대부분의 글로벌 체인 호텔그룹에서는 세일즈 앤 마케팅 안에 속해 있고, 몇몇 호텔에서는 레비뉴 매니지먼트 내에 편입되어 있기도 하다.
예약부는 호텔 예약시스템을 통해 PMS에 신규 예약을 생성한다. PMS란 '호텔 자산 관리 시스템(Property Management System)으로,예약, 체크인/체크아웃, 객실 배정, 객실 요금 및 청구 관리 등의 프런트 오피스 기능을 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객실 예약은 개별 고객의 예약 / 여행사를 통한 예약 / 단체(그룹) 객실의 예약 등으로 나눈다. 예전에는 객실 예약 부서에서 전체 예약의 100%를 모두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나 국내 호텔 체인 같은 경우, 자체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실시간 예약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고객들의 예약이 실시간으로 호텔 PMS와 연동이 되도록 했다. 이를 Direct Connectivity라고도 한다. 이에 고객들이 직접 예약하는 건수는 늘었고, 예약 부서에서 만드는 예약 건수는 현저하게 줄었다.
하지만, 100%의 예약이 모두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생성되지는 않는다. 단체 예약이나 전화로 직접 요청하는 예약의 경우는 아직도 예약실을 통해 예약 생성을 한다. 단순히 예약 처리만이 아니라, 당일의 캔슬된 예약의 최종 확인, No-show 예약의 처리, 그룹 예약의 경우 수작업으로 확인 및 오류 확인 등, 직접적으로 눈에 띄지는 않지만 호텔 내에서 실수가 발생되면 안 되는 부서 중 하나이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점차 예약 건수가 줄어들어서 예약부의 인원도 10-20년 전과 다르게 중급 규모의 호텔도 2-3명 정도로 구성되기도 한다.
레비뉴 매니지먼트 (Revenue Management)
많이들 생소할 수 있지만, 글로벌 체인 호텔에서 레비뉴 매니지먼트(이하 레비뉴팀) 부서는 호텔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서이다. 세일즈 마케팅 부서에 들어가 있지는 않고, 호텔의 매출 극대화를 위해서 같이 협업한다.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는 주로 지역별 또는 두 세 호텔을 묶어서 클러스터로 담당을 한다. 이들은 개별 호텔의 매출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서 가격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가격 결정을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종종 영업 부서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 과정 또한 최선의 결정을 위한 과정이다. 또한, 지역별 호텔 동향이나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호텔 객실 가격의 기준이 되는 Bar Rate(대부분의 호텔들이 변동되는 가격정책을 사용하고, 호텔 홈페이지에 개시되는 최저 가격)을 정하고, 이를 계속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와 수요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결정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쓰다 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두 편으로 나누어야겠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프런트 오피스와 하우스 키핑을 아우르는 룸 디비전과 인사부, 식음료부, 시설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