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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 Dec 01. 2022

(1) 32살,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다

2022년, 멈춰 섬.


2022년, 12월.


 오랜만에 글을 적습니다. 비단 브런치뿐만 아니라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라 글쓰기라는 것이 이렇게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느껴지는 그런 오늘입니다. 


 그래도 연말이 되자 이제 슬슬 올해의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면서 한 번씩 제가 적어왔던 글들을 떠올릴 때마다, 막상 쓸 때는 고민도 많았고 괜한 의무감에 적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무언가 자신의 생각에 대해 기록을 남겨두었다는 사실 자체가 제게는 마음속 어딘가가 채워지는 듯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뭔가를 하긴 했구나, 잘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이겠죠.


 2022년도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32살로 살아온 저의 2022년을 되돌아보니 몇 가지 단어들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여러 단어 중 제게 와닿는 것은 '흘러가는 대로'였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글은 제가 2022년을 살아오며 어떻게 흘러가는 대로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주체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이루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진취적인 삶이며, 반대의 삶은 수동적이며 그다지 훌륭하지 못한 삶의 태도라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저의 올해를 돌이켜보면 저는 그다지 생각하는 대로 주체적으로 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훌륭하게 잘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몇몇 계획들에 대해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올해처럼 흘러가듯,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계획보단 순간의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삶에 대해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 같습니다. 게으르게 살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잠시 쉬어간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엔 게을렀으며, 또 어떤 순간엔 쉬어가지 않았다면 몸과 마음에 흉터가 될 만큼 큰 상처를 남겨야만 했던 순간도 있었을 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지나온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멈춰 선다는 것


 고개를 돌려 제가 머무는 방을 둘러보니, 방 곳곳에는 제가 멈춰 섰던 증거들이 여기저기 남아있습니다. 잔뜩 구매한 책들은 펼쳐지지도 못한 채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책상 옆에도 의욕이 앞서 공부하기로 다짐했었을 때 구매했던 각종 교재들과 궁금증에 사보았던 여러 가지 물건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습니다.


 저를 멈춰 서게 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접이식 침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분명 구매할 당시에는 매일 아침 침대를 접어, 퇴근 후 할 일을 마친 뒤 잘 때만 다시 펼쳐두겠다고 다짐하며 구매했었을 침대일 텐데, 언젠가부터 침대는 제가 언제라도 누울 수 있도록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마 작년까지의 저였다면 분명 제 자신에 대해 매우 낮은 점수를 주었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과거에 제가 적었던 글들을 보면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어제와 오늘의 자신을 비교했을 때 나아진 점이 하나라도 없다면 그건 하루를 잘 못 보낸 것이라는 신앙에 가까운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나는 누가 옳은 것인지, 누가 행복에 더 가까우며, 미래의 자신에게 미안해하거나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지, 현재의 저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앞으로 글을 적어가면서 찾아 나서야 할 것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임에도 감사한 몇몇의 분들이 소중한 시간을 내어 저의 글을 읽어주신다는 것에 올해도 미리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2022년의 글쓰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분명 부족한 글이 되겠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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