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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백수의 돈 관리:
아끼지 말고 사야 하는 것들

절약도 필요하지만 사야 할 것은 사야 한다.

by 이도

절약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사야 할 것을 제대로 구매하면

삶의 수준이 높아진다




복지 수준을 높이자


직장인과 백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복지제도의 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생활이 힘들긴 하지만, 회사도 그걸 잘 알고 있기에 회사는 직원들을 위해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령 탕비실을 두고 자유롭게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해놓거나 식당에서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는 것이 복지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수의 삶에 이러한 복지제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자신의 복지는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제공받았던 모든 복지를 집에서도 이용하려면 비용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선택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인데요, 과연 어떤 것들을 갖춰두어야 백수로 사는 데 도움이 될지 판단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앞선 글에서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만 했던 감이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그것은 백수라 할지라도 제가 말씀드리는 3가지 항목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투자를 하시길 추천드린다는 것입니다. 그 3가지는 바로 [침구류, 의자와 책상, 계절별 의류]입니다. 이것을 구매하는 데는 너무 아끼지 마시고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것들로 구매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삶의 수준이 달라지니까요.




침구류


제가 말하는 침구류는 우리가 잠드는 그 순간에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침대, 이불, 베개가 있을 것이며 잠옷과 조명, 커튼, 가습기 등등. 본인에게 최상의 수면상태를 제공해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침구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30%가 넘는 시간을 잠을 자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이 시간을 인생 전체를 놓고 따져보면 단일 항목으로는 숨 쉬는 것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수면환경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 수면환경을 제대로 구축하는 데 관심을 적게 가졌던 만큼, 반대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금만 투자를 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베개만 바꿨는데도 자고 일어나서 늘 목이 불편했던 증상이 사라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저에게 맞는 높이를 가진 베개를 사용하지 않다가, 베개를 바꾸면서 자신의 몸에 적합한 높낮이의 베개를 선택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자신에게 알맞은 수면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사람마다 편차가 다양합니다. 그래서 꼭 비싼 제품이라고 자신에게 적합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꼭 제품을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입니다. 귀찮더라도, 인터넷에서 상품평만 믿고 주문했다가 정작 사용해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번거로운 환불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는 이 방법이 보다 확실합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수면환경 구축을 위한 지출은 추천합니다.




책상과 의자


제가 지출을 아끼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것 중의 하나가 책상과 의자입니다. 건전한 백수로 생활하는 분들이라면 침대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권장드린 대로 재택근무를 한다던가, 혹은 시험을 준비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분들 역시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 대부분을 책상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보내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고등학교 때 사용하던 좁은 책상을 사용하거나 자신의 키에 맞지 않는 의자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작업 효율이 오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책상과 의자가 자신이 뭔가를 하는 데 있어 편하지 않다면 일단 작업을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편안함과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작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선 책상과 의자에 대한 선택이 중요합니다.


il_570xN.858394322_hcj0.jpg 책상은 무조건 넒을 수록 좋습니다.


의자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어 어느 의자가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엔 바퀴가 없는 의자를 선호하는데 그렇지 않은 분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책상에 있어서는 반드시 넒을 수록 좋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 말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책상이 좁아 답답하게 느껴지고 두고 싶은 물건을 놓을 수도 없을 만큼 좁은 책상에선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책상을 구매하시던,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큰 책상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책상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져 하루를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 또한 길어집니다. 일단 책상에 해야 할 것들이 놓여 있어야, 우리는 작업을 하게 되니까요. 여기에 보태어 설명드리면, 다리를 뻗을 수 있도록 책상 아랫부분이 막혀있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앉아서 작업을 하다 보면 스트레칭이 필요하거든요.


의자는 비싸다고 자신에게 편리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특히 의자의 경우엔 허리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물건인 만큼 여러 의자에 앉아본 다음 자신에게 적합한 의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자 선택에 도움을 드리자면 처음부터 너무 비싼 의자를 구매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의자를 확실히 알게 될 때까지는 본인의 여유에 맞게 의자를 구매할 것을 권장합니다. 고장 때문이 아니더라도, 의자를 사용하다 보면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드는데 처음에 너무 비싼 의자를 사게 되면 마음에 안 들어도 바꾸기가 참 어렵습니다.




계절별 의류


백수로 살다 보면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옷차림에 대한 신경을 덜 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입던 옷을 계절의 변화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입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그게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계절과 상황에 맞는 옷을 구비해둘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합니다.


먼저 계절에 맞는 옷을 구매해 두는 것은 그 자체로 정기적인 외출을 하도록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일단 트렌치코트를 하나 구입해두면 가을에 단풍구경이라도 한 번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또 백수로 지내는 분들 중에는 친구들이 마음을 내서 만나자는 약속을 건네 와도 '입을 옷이 없다'는 이유로 타인과의 소통기회를 포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백수의 삶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 중 하나가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합시다. 우리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서 지금 잠시 백수로 지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만나 소통할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위축되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모든 백수들의 마음이 항상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어 아무 옷이나 입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삶은 백수로 살고 있을지라도, 옷차람을 계절에 맞고 단정하게 입는다면 그것 만으로도 타인을 만나는 데 불편하다는 감정이 줄어드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옷을 사고 나면 기왕 구매한 옷인데 한 번은 입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니까요. 이것만으로도 옷을 살 이유는 충분합니다.


여기에 더해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미리 구비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면접, 장례식, 결혼식, 행사 등등 격식을 갖춘 옷차람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입고 갈 옷이 없다는 이유로 곤란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따라서 시간 여유가 충분한 지금부터 미리 필요한 옷들은 구매해서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clothes-subscription-box-review.png 계절과 상황에 맞는 옷을 미리 준비해둡시다.




복지를 위한 지출


혹시 복지라는 단어의 뜻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저는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복지(福祉) : 행복한 삶


왠지 낭만적이기까지 합니다. 즉, 우리가 백수로 살더라도 스스로의 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니까요.


돈을 관리하는 것을 이야 하는 장에서 지출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관리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종잣돈을 모아 투자를 하는 것만이 돈 관리의 전부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낄 부분은 아끼되, 삶에 필요한 곳에선 마땅히 지출할 수도 있는 것이 돈 관리라고 저는 생각하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지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지출하는 것입니다. 특히 나의 삶에 '지속 가능한 복지'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지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일시적인 만족과 쾌락을 주는 지출보다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며 지속적인 행복과 만족을 줄 수 있는 것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그 사례로서 수면을 위한 침구류, 일과 작업을 위한 책상과 침대, 그리고 타인과의 교류와 생에 전반에 발생하는 상황을 위한 의류에 대한 지출을 추천드렸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지출해야 하는 항목이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항목을 일일이 나열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떤 지출을 하더라도 이것 한 가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지출하신다면, 그 지출이 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사는 것이 나에게 지속 가능한 만족을 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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