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곧 상품이자, 나를 위해 일해줄 수 있는 수단이다
돈은 밥도 먹지 않고
잠을 자는 일도 없다
Money Never Sleeps
돈이 돈을 번다
돈이 돈을 벌어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알고 있더라도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이 말이 실감 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주식투자를 통해 배당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감은 오지만, 배당금이 별로 많지도 않을뿐더러 그보단 내가 투자한 종목의 손실로 마음만 아픕니다.
그런데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에서 회계팀으로 일을 해보면 확실히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재무제표를 만드는 재무회계담당이었는데, 재무제표 중에는 손익계산서라고 해서 회사가 일정 기간 동안 얼마의 수익을 냈고, 비용으로는 얼마가 발생하였는지를 작성하는 양식이 있습니다.
이때 회사 사정에 따라 어느 해에는 주력 사업에서 매출 수익이 크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매출 수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수익에서 비용을 뺀 이익이 여전히 발생하게끔 도와주는 효자 같은 항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자와 배당금 수익입니다.
회사는 투자와 고정비용에 나갈 돈을 제외하고도 돈이 남으면 여윳돈을 투자를 하는 데 이용합니다.여윳돈이긴 하지만 그래도 원금이 보전되는 것은 중요하므로 위험자산이 아닌 채권과 같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은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데요, 손실 위험이 낮은만큼 수익률도 2%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연 수익률이 1%라 하더라도 만약 투자한 금액의 규모가 300억 정도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자소득세 약 20%를 공제하더라도 1년에 안정적으로 2억 4천 원 만원이라는 돈이 들어오는 것이니까요. 2억 4천만 원이면 신입사원 5명은 채용할 수 있는 돈입니다. 그럼 또 그 신입사원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회사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어떤 회사는 좀 더 위험 수준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여 주식 배당금이나 고금리 채권이 자를 받기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제가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직접 통장에 배당과 이자수익으로 수억 원이 입금된 항목을 보면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이야말로 현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핵심구조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희도 역시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는 만큼, 이러한 작동원리를 본인의 삶에서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소용 있습니다
저의 지레짐작이긴 하지만, 예상되는 반론에 대해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마디로 '돈이 없는데 이런 것을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지금'은 돈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돈이 없다는 반론 속에는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를 이해하고 이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자신의 삶에 유의미한 만족을 줄 만큼의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는 함의가 담겨 있으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제대 답은 '아는 것'만으로도 당장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걸 안다고 해서 갑자기 큰돈이 생기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기대하시는 '만족할 수준의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는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매일 살아가며 미래의 목표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이 세운 목표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 자체로도 우리에겐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만족을 줍니다. 더해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경험함으로써 저희는 일종의 요령을 체득하게 됩니다. 한 번 체득된 요령은 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지금은 백수라 할지라도, 마음속에는 이 기간을 잘 활용해 자신을 성장시켜 스스로를 더욱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 사람에겐 그에 상응하는 소득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돈이 돈을 버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를 잘 익혀두면 미래에 여러분이 높은 소득을 벌어들이게 되었을 때 그 소득은 여러분이 구축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활발하게 작동시킬 연료가 될 것입니다.
돈 역시 상품이다
결국 제가 이야기할 것은 '돈이 나를 위해서 일하게 만들자'입니다. 이것이 전부이고 여러분들도 이 방법은 이미 알고 있으실 것입니다.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투자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돈 역시 상품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돈은 상품과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돈도 하나의 상품일 뿐입니다. 단지 여러 사람들이 거래를 함에 있어 더욱 편리하게 거래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국가에서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화폐라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돈을 주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것은 상대편 입장에서는 물건과 서비스를 저에게 제공하고 저를 통해 돈을 사 오는 것입니다. 말장난 아니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린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파는'것입니다. 그리고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한 것입니다. 상대는 자신이 보유한 물건과 서비스를 팔고 우리로부터 돈을 '사는' 것입니다.
돈을 준다 = 돈을 판다 → 물건이 생긴다
물건을 판다 = 돈을 사 온다 → 돈이 생긴다
우리는 물건과 서비스를 얻기 위해 상대에게 돈을 주어야 합니다. 차이는 바로 이 순간부터 발생합니다. 첫 번째는 사용가치가 하락한 것입니다. 우리가 돈을 주고 물건을 구매할 때는 물건에 매겨진 그 값이 물건의 가치와 동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매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다시 물건을 팔고 돈을 받으려고 하면 제가 구매할 때 지불한 금액만큼을 되돌려 받지 못합니다. 그 물건은 이제 '중고'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교환가치의 하락하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제가 구매한 물건을 가지고 다른 것을 구매하는 것이 번거롭고 불편합니다. 예전 글에서 다이아몬드로 편의점에서 물건 사는 데 실패한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다이아몬드가 돈(화폐)에 비해 교환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은 제게 제가 구매한 물건을 돈과 바꾸고 싶으면 제가 지불했을 때보다 더 저렴하게 팔라고 할 것입니다.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만, 천천히 생각해보시면 의미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렇게 상품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해 가장 진지하게 연구했던 사람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르크스(마르크스)입니다. 그래서 마르크스의 사상이 담긴 자본론은 경제학과에서 배우게 됩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더 보태고 싶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만족도와 관련한 문제입니다. 가령 처음에는 어떤 물건을 10만 원 주고 구매했을 때 그 만족도가 10만 원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물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떨어져 나중에는 물건에 대한 만족도가 1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서비스의 경우 심지어 눈에 보이지가 않기 때문에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상의 생각들을 종합해보면, 사용가치가 매우 높은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건들은 구매하게 되었을 경우 화폐라는 상품에 비해 그 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화폐를 벌어들일 수 있는 생산시설을 보유한 자본가들이 계속해서 높은 상품성을 지닌 화폐의 보유량이 늘어나게 되고, 반대로 자본가들 밑에서 노동하며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화폐로 교환받지 못하는 노동자 간에는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 마르크스가 지적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이었습니다.
㈜내 인생의 정규직원
언젠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내 인생의 창업주이자 대표이사라는 마음으로 살아보자는 말씀을 드린 바가 있습니다. 이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며 무엇보다 회사가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지금 백수로 살고 있더라도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지금까지도 저는 믿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내 인생 역시 엄연한 회사인 만큼 직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가진 돈이야말로 여러분들의 회사의 성장을 위해 가장 열심히 밤낮없이 일해줄 직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돈이라는 직원은 정규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월급도 받지 않으며 잠을 자는 경우도 없습니다. 심지어 내가 죽고 나서도 나의 가족들을 위해 영원히 일해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돈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투자를 하기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께서 앞서 설명드린 상품으로써의 돈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시게 되었다면 이 자체로도 본인의 소비습관이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돈을 주는 것보다는, 내가 가진 돈이 ㈜내 인생의 정규직원으로서 나를 대신해서 일을 해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실 수 있는 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투자에 대해서만큼은 여러분들께 많은 내용을 알려드릴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투자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몇 권이나 되는 책을 쓰신 분들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저의 역량으로는 돈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을 환기시켜드리는 정도까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도 꽤 중요하다고 그리스 출신의 어느 분께서도 말씀하신 적도 있으니까요. 주제넘은 투자철학을 설파하는 것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돈의 속성을 이해하고, 돈을 꾸준히 모아 투자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정도만 마음에 와닿으셨다면 저로썬 충분히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