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가치의 축적: 인생을 저장하는 일기 쓰기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다
일기를 공개하는 게
왜 이리 부끄러운지
과거의 나를 만나다
일기를 쓰세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역시 자기 자신 아닐까요? 우리 모두는 나의 인생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니까요. 그렇다면 만약 과거 자신의 삶이 기록되어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누구나 이런 것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바로 매일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제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단조로운 회사생활 속에서 소중한 하루하루가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 채 사라져 간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잊혀가는 오늘의 기억을 기록만 잘해둔다면, 이 하루는 미래에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일기장입니다.
처음엔 일기를 매일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너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3일 정도는 미뤄두더라도 충분히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란 자만심에 빠져 일기를 미루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하루만 지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꼬박꼬박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작년에는 영상으로도 일기를 써보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왠지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도했던 일입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술을 마셨을 때 영상일기를 찍게 되는 이상한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것도 한창 취했을 때만 영상으로 찍었더라고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베시시 웃고 중얼거리며 온갖 철학과 잔소리를 늘어놓다가, 심지어 나중에는 혼자 울기도 하는데 보고 있자니 너무 괴로워 그만두었습니다.
잡담이 길어졌지만, 저는 '가치를 쌓아간다'는 것에 대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있다면 우선 일기를 쓰는 것부터 해보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특히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과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은 꼼꼼하게 하루를 기록해보시면 이것 만으로도 열심히 살고 싶어 지는 생각이 드니까요.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부끄럽지만 제 일기를 보여드리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
제가 오래전에 기록한 일기장을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정말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2016년의 일기입니다.
악기 연주에 대한 생각은 이때부터 있었네요. 오타도 보이고 참..
이 내용은 제가 일기를 처음 쓰기 시작할 무렵에 적었던 것입니다. 2017년 일기장엔 2016년 연말의 일기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저 무렵에도 직장을 다닌 지 1년이 조금 지났을 때라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생각만 하면서 아무런 실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16년 연말을 맞이해서 자기반성을 하는 겸 해서 위의 내용을 적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다시 보니 참 비겁합니다. 악기 연주를 해보고는 싶은데 핑곗거리를 찾는 2016년의 저는 '머릿' 속으로 생각하는 수준만큼 연주를 하려니 힘들고 어려울 것 같아 슬슬 피하고 있군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속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악기 연주에 대한 열망은 4년이 지난 2020년에야 이루어지게 됩니다. 피아노를 구매해서 연습을 시작했으니까요. 다시 보니 아쉽기만 합니다. 제가 4년 전에 피아노 연습을 시작했다면 지금에 와선 바이엘이 아닌 쇼팽을 연주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인데 말입니다. 이렇게 저는 과거의 일기를 보며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미루지 말자는 다짐을 다시금 되뇝니다.
일기 쓰기에 대해서
찾아보니 일기와 같이 기록에 대한 내용도 적어둔 것이 있었습니다.
가르치는 듯한 어투가 맘에 들진 않지만, 지금도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일기에 적힌 대로, 저는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생각만 하며 실제로 행동을 하진 못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기를 쓰는 행위 자체가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 그대로 복잡한 머릿속에서 최소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떠올릴 필요는 없게 되었으니까요. 조금 더 읽어보겠습니다.
이 때도 6장의 주제인 [가치의 축적]과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에는 가치를 쌓아감에 있어서 너무 훌륭한 일만 하려고 안 해도 괜찮다는 저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매일매일 조금씩 쌓여간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니까요. 가치를 축적한다는 것은 어떤 가치가 쌓여가는지도 중요하지만 '무엇인가를 쌓아가고 있다'는 경험 자체가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비공개로 쓴 글이지만 글에 기름기가 너무 배어있네요.
지금도 '시간의 연고'라는 표현이 도저히 적응되지 않지만, 돌이켜보니 당시의 저는 마음속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하루가 흘러는 가고 있는데 제대로 이룬 것 하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해서 걱정만 쌓여가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일기와 같이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과거의 거울
일기 쓰기의 또 다른 장점은, 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라는 사람의 특징이 잘 담겨있는 제목입니다.
예전에 백수의 매력 중 하나로 [낮의 목욕탕과 술]이라는 글을 적었던 적이 있는데, 일기를 통해서도 제가 목욕을 다녀왔다는 내용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악몽과도 같은 일이라 잃어버리고 살았는데 2017년 1월 11일의 악몽은 역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비공개 글인데도 '조금 힘든'이라고 적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저 때 부서장님께 혼났던 것만 생각하면 진저리가 납니다. 업무 적응을 굉장히 힘들어했던 후배였는데 이제는 승진도 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도 얼마 전에 들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역시 추억입니다.
크리스마스에 결산 업무로 출근했던 날의 일기입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회계업무는 10원이라도 틀리면 전부 틀린 것이 되어버리기에 정확성이 중요한데, 전혀 엉뚱한 곳에서 오류가 발견되어 아침부터 출근해 늦은 밤까지 다시 결산서를 작성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당시 저는 오류를 낸 당사자에게 엄청나게 화가 났을 텐데, 앞에선 말도 못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기장에나마 분노를 표현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처럼 일기를 꾸준히 쓰게 된다면 과거의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자체로 자신에게는 소중한 기록과 추억거리가 되는 것이니 가치 있음은 물론이고 인생을 쌓아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의 자신을 거울처럼 비춰보는 것 역시 일기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일기는 내용보다는 매일 작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그날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습관을 만드는 데 집중하되, 일기를 쓰는 것이 익숙해지고 나면 조금씩 분량을 늘려가며 자신의 속마음을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기에 과감하게 속마음을 문자로 옮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자체로도 복잡한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드니까요.
저의 일기장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일기를 통해 인생을 기록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