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인간관계론:
누구나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해요.

내가 그들을 인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by 이도

고민이 있어요

잘 아실 거 같아서요

역시 대단하세요

세가지 말이면 충분합니다.




인정 욕구


누군가 제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인간관계를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과 강연은 무수히 많고 그만큼 여러 가지 방법이 나왔지만, 모든 내용의 결론은 항상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활용하더라도 결론은 언제나 상대방을 인정해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할 것은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이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제가 떠올린 것은 '선생님'입니다. 어린 시절 우리가 만난 '멋진' 선생님은 부모님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항상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고,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언제나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런 선생님의 모습이 멋있어 보여 이상향으로 꼽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멋진'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는 것을 간과하시면 안 됩니다. 모든 선생님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반대로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봤습니다. 자신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속에서부터 뿌듯함과 보람이 차오르는 기분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착한 학생들이 심지어 자신을 잘 따라주기까지 한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부모님에게도 말한 적 없는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이 있다면, 자신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인간관계에 대한 힌트를 여기서 찾았습니다.





만나는 모두가 선생님


제가 노력했던 것은 상대방을 만났을 때 제게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선 확실히 모른다고 했고,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상대 또한 여기에 대해 알고 있으면 상대가 먼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상대방이 선생님이 될 때까지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죠.


여기서부터가 조금 어려운데, 상대가 더 열심히 설명할 수 있도록 질문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더라도 사람마다 관심 있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특별한 방법은 없고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며 어떤 부분에 지식과 관심이 많은지를 파악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상대로부터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칭찬입니다. 칭찬 방법은 다양합니다. 언제 이렇게 많이 공부를 했는지, 이걸 어떻게 알고 있냐며 덕분에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돼서 좋다는 등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너무 호들갑스럽지 않을 정도로만 열심히 설명해준 상대방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감사의 인사를 전달하면 됩니다. 한마디만 더 붙인다면 "다음에도 새로운 것 있으면 또 알려줘"정도를 언급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러한 대화를 함에 있어선 꼭 질문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제가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자주 하는 행동 중 하나는 고민상담인데요, 상대방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주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물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만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자신이 생각지 못했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습니다.


나의 고민을 들은 친구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줄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친구가 제안한 해결방법이 맞는지 틀린 지가 아닌,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집중할 것은 나의 고민을 들은 상대가 자신이 가진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표정과 추임세로 순간순간마다 반응해주는 것입니다. 사실 상대의 말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예절이기도 하니까요.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나간다면 이제 마무리를 할 시간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상대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역시 너한테 물어보길 잘했어' , '왠지 너랑 이야기하면 답이 나올 것 같았어' 등등 열심히 상담해준 친구에 대한 인정의 문구가 담긴 감사 표현을 해줍시다. 그러면 이것 만으로도 상대방은 우리에게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보람과 만족을 느낄 것입니다.




대화의 역할


이렇게 상대방에게 질문만 하면 이게 무슨 대화며 소통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자체로도 충분히 대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화라는 행위에는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듣는 사람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모두 말을 하려고 하면 대화는 성립될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대화에 필요한 두 가지 역할 중 '듣는 쪽'의 역할을 고른 것일 뿐입니다. 저는 이 것만으로도 대화에 있어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를 함에 있어 듣는 쪽보다는 말하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필요하는 사람은 듣는 쪽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설령 제가 후배를 만나거나 강사의 역할로 누군가를 만날 일이 있을 때도 저는 가급적이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면서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려고 하는데요, 이 방식이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사용했던 방법이라고는 하는데, 제가 철학적인 의미까지는 공부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지만, 소통의 방식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제가 말을 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스스로 이해하게 되는 것도 많다는 것을 종종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어떤 분을 만나시더라도, 상대방을 선생님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상대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말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면서 이야기를 듣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만 몸에 잘 익혀주신다면 백수생활이 끝난 뒤 사회생활을 하실 때 여러모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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