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 안 될 때, 막내 동생을 떠올려라!

by 아침햇살

기도에 관한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하다. 특히 ‘집중’이라는 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는 사람들은 나름 진지하게, 아니면 억지로라도 두 손 모아 “아버지, 오늘도…” 하다가 곧장 오늘 모임에서 무슨 옷 입을지만 열심히 상상하곤 한다. 기도 자리에서 그토록 생각하지 않으려 한 것들만 물밀듯 밀려오는 경험, 나만 겪는 일인지 몰라서 괴로운 이들에게 한 수 알려준다. 한 제자의 고민 이야기다.


제자 왈, “스승님, 저는 기도할 때마다 자꾸 딴생각이 납니다. 오늘 반찬은 뭐였더라, 지난주에 못 본 드라마는 어떻게 됐나… 아무리 해도 마음이 산만하기만 합니다.” 스승은 사뭇 진지하게 묻는다. “그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제자는 빙긋이 웃으며 “바로 막내 동생이지요!” 라고 답한다. 여기서 잠깐, 막내 동생을 향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부모님은 서운해하시고, 친구들은 놀라워하지만, 부모 흉내 내기부터 간식 몰래 챙겨주기, 놀림받을 때 방어벽이 되어주기까지 다해봤다는 한 가정의, 그리고 순수한 마음의 표본이 바로 ‘막내를 사랑하는’ 형제다.


스승은 이 쯤에서 번뜩이는 해법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기도할 때 그대의 막내 동생만을 생각해 보라.” 제자는 ‘응? 기도는 으레 하느님, 부처님, 절대자, 하고 싶은 것을 읊조리거나 죄를 고하는 시간 아닌가?’ 하고 내심 의아하다. 하지만 계속되는 스승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점점 의심이 슬며시 웃음으로, 또 묵은 깨달음으로 바뀐다.


막내 동생만을 생각하며 기도해 보라니, 이 얼마나 기상천외한 주문인가! 처음엔 그저 귀엽고 장난꾸러기인 동생 얼굴만 보여도 마음 한 켠이 훈훈해진다. 눈을 감고 손을 모으는 순간, 막내가 넘어지던 모습, 떼를 쓰던 모습, 해맑게 웃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분명 ‘집중’은 된다. 그런데 점점 이상한 일이 생긴다. 막내를 생각할수록, 자꾸만 그 아이를 더 잘 돌봐야겠단 생각이 들고, 아플까 걱정되고, “내가 제대로 잘해 줬나?” 하는 자책도 고개를 든다.


여기서 ‘집중’의 신묘한 비밀이 드러난다. 인간은 머리로 ‘집중해야지, 집중해야지’ 외쳐봐야 오래가지 못한다. 온몸으로, 마음으로 ‘정말 사랑하는 무언가’에 집중할 때 비로소 나머지 생각이 잠잠해진다. 고기도 뜨거울 때 먹어야 진짜 맛있는 법인데, 마음도 뜨거운 대상을 향해야 진짜 힘이 생기는 법이다. 엄마가 밥을 할 때, 화분을 돌볼 때, 심지어 길거리에서 작은 강아지를 구경할 때도 진짜 오롯한 집중이 있다. 사랑에서 비롯된 이 ‘집중력’이 없으면 우리는 영영 핸드폰 알림에만 인생을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막내 동생을 생각하며 기도해 본 사람은 안다. 어느덧 막내 생각이 기도를 압도하다가, 슬며시 ‘막내도 잘 되게 해 주세요’ ‘막내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하며,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 기도로 변한다는 걸. 사랑이 깊어질수록 기도는 내 작은 소망에서 넓은 세상의 안녕으로 확장된다. 결국 그 기도도, ‘막내 동생만 생각해 봐’ 한마디가 인생 전체에 스며드는 지혜였던 셈이다.


사람 마음은 참 신기하다. 억지로 모으려 하면 뿔뿔이 흩어지고, 솔직하게 사랑하는 존재 하나만 생각해도 자연스레 모인다. 그래서 진짜 ‘기도의 집중’이란, 하염없이 애쓰는 척도 아니고, 먼 훗날의 종교적 환희도 아니다. 내 마음속 단 하나의 ‘진정한 사랑’에서 시작하는 하루의 기도가 바로 그것이다. 나를 가장 웃게 하는 존재,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존재, 나에게도 그런 막내 동생 하나쯤 있다면 기도는 더이상 머리 아픈 고행이 아니라, 마음 따뜻해지는 산책이 된다.


어쩌면 인생 절반의 문제해결법도 여기 있지 않을까? ‘집중’이 필요할 땐 억지로 머리를 잡아당기지 말 것! 오히려 진짜 사랑하는 것을 품고 시작해 보자. 수험생들은 치킨을, 부모님은 아이들을, 연인들은 서로의 미소를 떠올리며 집중할 때, 놀라울 정도로 몰입의 힘이 커진다. 어느새 기도는 나를 넘어 세상을 품는 힘이 되고, 남몰래 빙그레 웃게 되는 내 삶의 작은 축제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다음부터 기도가 잘 안된다고 고민하지 말고, ‘내 마음의 막내 동생’을 찾아보시라. 처음엔 맹탕처럼 심심할지 몰라도, 곧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고, 할 말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원하는 집중도, 깨달음도, 결국 사랑이라는 한 끝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오늘은 그 묘한 비밀을 집에 가져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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