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신뢰, 그리고 기적: 오늘의 인생 수업

by 아침햇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와이파이가 끊길 때. 둘째, 카드값 결제일 문자가 올 때. 셋째, ‘회의 후 5분만 보자’는 상사의 호출이 있을 때.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무서운 건,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신뢰라는 걸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이다.


레오폴드 고도프스키(Leopold Godowsky, 1870~1938)라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있었다. 누가 그에게 “당신은 세계적인 거장인데 아직도 매일 연습을 하십니까?”라고 묻자, 그는 “내가 하루 연습을 안 하면 내가 알고, 이틀을 안 하면 전문가가 알고, 사흘을 안 하면 관객 모두가 압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거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지겹도록 연습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이다. 새가 날개를 가졌다고 평생 나무에만 앉아 있지는 않듯이, 인간도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계속 연마해야 하는 게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뭘 연습해야 할까? 운동보다 힘들고, 경제보다 복잡하며, 다이어트보다 오래가는… 바로 신뢰 훈련이다.


첫째, 사람을 믿는 법


한 정신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환자들이 담을 넘어 탈출하려고 작전을 짰다. 한 환자가 말했다. “내가 손전등을 담에 비출 테니, 그 빛줄기를 타고 올라가라!” 그 말을 듣던 다른 환자가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봐, 내가 바보냐? 내가 담 중간쯤 올라갔을 때 네가 불을 꺼버리면 어쩌라고!”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사실 우리의 현실 아닌가? 회사 동료가 보고서 맡아두겠다는 말보다, 카톡 ‘읽씹’ 안 하는 게 더 믿음직한 세상이다.


신뢰란 계산이 아니다. 태양은 인간이 고마워하든 말든, 매일 아침 떠오른다. 누가 배신하든 말든, 마당처럼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진짜 신뢰이다. 믿다 보면 어느 순간, “혹시 내가 손해 보는 거 아냐?” 하는 마음도 사라진다. 왜냐고? 신뢰 자체가 이미 이익이기 때문이다.


둘째, 내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기


이건 좀 철학적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에게 증거가 있다. 바로 배꼽. 내가 혼자 솟아난 존재가 아니라는, 원초적인 연줄의 흔적이다. 요즘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는 대신, 비교와 스펙에 기대 살아간다. 인스타그램을 켜면 남들 인생은 샌프란시스코의 붉은 석양인데, 내 인생은 신림역 전기구이 통닭 간판 불빛 같을 때가 있다. 하지만 배꼽을 들여다보라. “내가 태어난 건 기적이다”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태어난 이상, 존재 자체가 이미 사건이고, 콘텐츠고, 살아 있는 증거이다.


셋째, 사라짐을 믿기


이 이야기는 무겁게 들릴 수 있는데, 실은 가장 가볍다. 우리는 언젠가 사라진다. 이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에는 두려워서 못 새긴다. 하지만 사라짐을 믿는 순간, 지금 이 시간이 할부가 아닌 현금 결제처럼 소중해진다. 하고 싶은 말을 미루지 않고, 미뤄둔 약속을 지키게 된다. “다음에 보자”가 아니라 “지금 보자”로 바뀐다. 그러면 매 순간이 정리되고, 내 인생의 페이지가 깨끗하게 덮일 준비를 한다.


진짜 신뢰가 만드는 기적


신뢰의 크기가 기적을 만든다. 티베트의 신비가 마루 파는 스승이 뛰어내리라 하니 그냥 뛰어내렸다. 불 속에도 들어가고 물 위도 걸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신뢰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적을 일으킨 건 초능력이 아니라, 온전히 믿는 마음이었다.


예수님 시대의 한 로마 백 부장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주님, 말씀만 하소서. 제 집에 오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는 ‘말씀만으로 충분하다’는 신뢰로 기적을 체험했다. 그걸 지금 우리 삶에 비추어 보면, 이런 뜻 아닐까?


연애하다가, “네 말 하나 믿고 따라갈게.” → 기적처럼 결혼까지 간다.

스타트업을 하다가, “팀원 하나 믿고 투자한다.” → 기적처럼 유니콘 기업이 된다.

나 자신을 향해, “나는 태어난 것만으로 이미 기회다.” → 기적처럼 하루가 다르게 달라진다.


마무리


신뢰는 계산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연습하고, 받아들이고, 다짐하면서 점점 커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과 인생이 ‘상수’가 아니라 ‘변수’라는 걸 알게 된다. 바뀔 수 있는 거고, 움직일 수 있는 거고, 기적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 하루가 힘들어도 이렇게 외쳐 보자.


"와이파이는 끊겨도, 내 신뢰만은 끊기지 않는다!"


그 순간, 이미 작은 기적은 우리 곁에서 시작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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