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똑똑한 사람, 교활한 사람, 심지어는 괴상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나는 절대 속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정작 그 똑똑함이 스스로의 함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교활한 사람은 결국 더 교활한 사람에게 당하게 마련이고, 눈치 빠른 사람은 자신의 머리를 너무 믿다 고생을 사서 하게 되는 것이 인생의 아이러니이다. 결국 남을 속이거나, 얄팍한 합리화로 자기 행동을 포장하는 삶은 끝내 자신에게 허무를 남긴다.
참 기가 막힌 유머가 하나 있습니다. 옛날 한국에서 통닭구이가 귀하던 시절, 어떤 장사꾼이 닭고기에 말고기를 섞어 팔다 경찰에 걸렸다. 경찰이 “닭고기와 말고기를 어떻게 섞었느냐?” 고 묻자 그는 아주 당당하게 “50 대 50입니다. 닭 한 마리에 말 한 필을 섞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순간 웃음이 터지지만, 사실 여기에 담긴 메시지는 웃어 넘기기엔 심각하다. 뛰어난 머리와 기발한 재주도 결국 욕심과 연결되면 자기 스스로를 파먹는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봉급생활자가 월급봉투에서 100만 원이 더 나왔다. 그는 "하나님이 나에게 복을 주셨구나!" 하며 기뻐했다. 하지만 다음 달에는 100만 원이 모자라게 있었다. 분개한 그는 회계과에 따지러 갔고, 회계는 지난달에 더 받은 건 왜 말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그는 태연하게 “한 번 실수는 봐주지만 두 번은 못 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편한 대로 합리화를 하면 결국 마음은 점점 지저분해지고 자기 스스로가 견디기 어려운 인생을 살게 된다. 차라리 첫 달에 더 받은 것을 돌려주고, 두 번째 달에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었다면 그는 평정심이라는 가장 값진 에너지를 얻었을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SNS에서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누군가는 명예에 집착하고, 누군가는 건강에 불안해하며, 누군가는 돈을 움켜쥔다. 그런데 이 모든 집착 뒤에는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나는 왕처럼 당당하게 살지 못했다”는 자기비판이 숨어 있다. 소유를 움켜쥐는 대신, 나에게 있는 것을 한 번이라도 다른 이를 위해 기쁘게 써본 경험은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살다 보면 괜히 남의 일에 말려 들어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있다. 런던의 2층 버스에서 있었던 일화가 있다. 한 승객이 옆에 있는 숙녀의 뺨을 갑자기 후려쳤다. 법정에 끌려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분이 표 값을 내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미칠 것 같았습니다. 핸드백을 열었다 닫았다, 지갑을 꺼냈다 넣었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라고 하자 재판관도 더 이상 못 듣겠다며 중단시켰다고 한다. 사실 그 승객은 신문을 보거나 눈을 감았다면 돼버릴 일이었다. 이 소동은 평정심을 지키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 준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을 이렇다 저렇다 논평하기보다 내 삶의 주변을 돌아보고, 남과 비교해 생기는 부질없는 질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말보다는 생각으로, 생각보다는 느낌으로, 느낌보다는 “지금 내가 존재한다”는 경이로움 속에 머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에너지를 모은다. 남을 돕더라도 요란하게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돕고 돌아와야 진정성이 남는다.
또 하나 중요한 지혜는 ‘도울 수 없는 경우’와 ‘도와서는 안 되는 경우’를 구분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스스로 두 발로 서야만 하고, 어떤 일은 하늘이 정하는 법이다. 억지로 나서서 돕다 보면 오히려 일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돕지 못할 때는 인내하며 지켜보는 지혜, 그리고 마음으로 기도하는 평온함이 필요하다.
결국 사람의 삶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평정한 마음으로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장자가 말한 것처럼 "흐리멍덩해질 수 있는 힘"은 작게 계산하고 따지는 삶에서 벗어나게 한다. 노자가 말한 네 가지 큰 것, 하늘·땅·도·왕을 닮아가려는 자세가 결국 인간을 진정한 "제왕"으로 만든다.
오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이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자는 바로 스스로 똑똑함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 가장 부유한 자는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가장 평온한 사람은 남의 뺨을 칠 만큼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사람이 지다. 웃음을 잃지 않되,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자기중심을 지킬 수 있는 그 힘,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 모아야 할 진정한 인생 에너지이다.
